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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넘게 잠적한 대표·임원진, “죽을 죄를” 뒤늦게 사과 성명
사고대책본부도 돌연 폐쇄해
침몰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무책임한 사고 대응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해야 할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와 임원진은 하루 넘게 행적을 감췄고, 홈페이지와 사고대책본부는 폐쇄됐다.

언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김 대표는 이날 오후 9시쯤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연안여객터미널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우리 해운이 죽을 죄를 졌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흐느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연신 눈물을 흘리며 3차례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그는 전날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가던 중 진도 인근에서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증세를 겪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었다.

한때 고의 잠적설이 불거졌던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늦게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침몰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짧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김 대표가 하루 넘게 언론은 물론 사망·실종자 가족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옹색하게 변명해 한때 김 대표의 고의 잠적설이 불거졌다. 침몰 사고 선사의 대표는 수사 결과에 따라 불법 운항 또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오후 김 대표의 잠적설이 흘러나오자 해경 관계자는 “향후 주요 조사 대상이면서 수사 대상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청해진해운은 인천 중구 항동 회사 사무실에 꾸려진 사고대책본부는 하루 만에 폐쇄된 상태다. 취재진 항의가 빗발치자 김재범 기획관리팀장이 브리핑을 갖고 “모든 것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발표되고, 필요한 자료를 정부 측에 모두 제공하고 있다”며 “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해진해운 측은 전날 총 승객수를 477명이라 했다가 오후에는 459명, 462명으로 두 차례 바꾸고, 이날 새벽 다시 475명으로 정정해 비난을 샀다.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 대표가 의도적으로 잠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2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청해진해운은 이후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어 2011년과 2013년에는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청해진해운의 4년간 실적을 보면 영업적자와 흑자를 오가면서 연평균 약 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황계식·김예진 기자, 인천=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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