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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벨 성과 없이 철수… 실종자 가족 또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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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01 19:10:13 수정 : 2014-05-02 11: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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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표 “사업에 좋은 기회” 황당발언
“아까운 시간만 낭비” 가족들 분통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해난구조지원 장비인 "다이빙벨 사용은 실패"라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보름이 넘도록 진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이 또 한 번 무너졌다. 세월호 구조작업에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고 실종자 가족들을 현혹했던 알파잠수종합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 때문이다. 이 대표는 1일 다이빙벨 철수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에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이빙벨은 이날 바다에 투입됐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애초 능력도 없으면서 다이빙벨 성능을 과대포장해 정부와 실종자 가족 간 불신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이빙벨은 오전 3시20분쯤 민간 잠수사 3명을 태우고 사고해역 물속 진입에 성공했다. 잠수사는 세월호 뒤쪽 수심 23m 지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선내 진입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다이빙벨을 투입한 것은 모두 2시간. 잠수사들은 수중 감압시간 등을 제외하고 50여분간 수색을 펼쳤지만 엉킨 유도선을 정리하는 데 그쳤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돌연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해양경찰에 전했다. 이 대표는 해경 관계자에게 “다이빙벨이 선체까지 진입해 실효성을 증명했으면 됐다. 이제 와서 희생자를 수습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은 민관군 합동구조팀 바지선과 오전 11시 분리됐고, 오후 2시쯤 팽목항으로 철수했다. 팽목항에는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취재진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할 말이 없다”며 바지선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는 2시간30여분 만인 4시30분쯤 모습을 드러낸 뒤 “구조당국이 수색하고 있는데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경의 공을 빼앗고 싶지 않아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취급받으면서 다시 도전하고 싶지 않다. 완전히 철수하겠다”며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실력을 입증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망자가 아니라 생존자를 구조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발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대표의 황당한 발언에 분노를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이 대표 측 잠수부들이 ‘여기서는 일을 못한다’고 했다”면서 “처음부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대표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실종자 가족들을 현혹해 정부를 압박토록 하고 자신의 돈벌이 기회로 삼은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가족은 “아이들 생명을 가지고 장난쳤다”고 말했다. 앞서 다이빙벨은 지난달 24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해경이 투입토록 결정했다. 당시 이 대표는 “다이빙벨은 빠른 물살에도 끄떡 없고 20시간 넘게 잠수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다이빙벨은 지난달 25일과 29일, 30일에도 사고해역에 투입하려다 실패했다.

진도=오영탁·이보람·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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