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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때만 법석, 시간 지나면 흐지부지 '고질병'

입력 : 2014-10-20 18:48:58 수정 : 2014-10-20 21: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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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성수대교 붕괴 20주년에 되돌아본 우리사회
각계 “변한 게 없다” 자조섞인 한탄…'안전불감 고질'
‘변한 것이 없다.’ 지난 17일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사회 곳곳에서 자조 섞인 탄식이 나오고 있다. 무리한 비용 절감으로 인한 안전요원 미배치, 환풍구 규정 미흡 등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또다시 ‘후진국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장성요양원 화재 등 올해 들어서만 수차례 ‘인재(人災)’가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의식과 제도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재발되는 인재(人災)


21일은 성수대교가 붕괴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38분쯤 성수대교 상부 트러스(지붕이나 교량 등에 도리로 쓰는 구조물)가 무너지면서 중·고등학생 9명 등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사고 원인은 부실 시공과 점검 미흡이었다. 안일한 안전의식이 ‘예고된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이듬해 ‘502명 사망, 937명 부상, 6명 실종’으로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이없는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

올해 2월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부른 대표적인 인재로 꼽힌다.

지붕을 받치는 구조물을 제대로 결합하지 않아 체육관 천장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과 이벤트업체 직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뒤이어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장성요양원 화재,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역시 이면에는 모두 안전수칙을 무시한 ‘무사안일주의’가 도사리고 있었다. 안전 수칙 정비, 규정에 맞는 작업 등 ‘기본’만 지켰다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들이었다. 이번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도 이 같은 안전불감증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빗속 추모 20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직장인들이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 꽃다발을 놓은 후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성남=허정호 기자
◆전반적인 안전 법규 정비 필요


잇따른 대형사고에 국민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국가를 개조하는 수준으로 안전 관리 시스템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고가 난 뒤에야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재 경민대 교수(소방안전관리과)는 “사회가 근대화·고도화되면서 위험도가 높아지는 만큼 국가는 안전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할 책임이 있다”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그 사고에만 단편적으로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안전에 대한 검토·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교수(소방안전관리과)는 “대형 참사 발생 뒤 정부는 유사한 시설들을 빨리 찾아 안전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고 미흡한 점을 고쳐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공무원이나 설계·시공자 모두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나·최형창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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