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앞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취재진 200여명이 대기했다. 일본어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기자들의 모습이 보이는 등 해외 언론도 열띤 취재 경쟁에 합류했다. 방송사들은 정씨의 말과 행동을 시시각각 전달하기 위해 청사 앞 공터에 중계석을 마련했다.
오전 9시47분 정씨가 탄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가 비상등을 켠 채 중앙지검 청사에 천천히 들어왔다. 정씨는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 등과 함께 차에서 내려 대기 중인 검찰 직원 8명의 안내를 받았다. 청사 계단을 뚜벅뚜벅 걸어 올라오다가 정씨는 다소 긴장이 됐는지 양복 상의 단추를 여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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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정윤회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정윤회씨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앞을 잠시 응시하던 정씨는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장난”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간여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박 대통령과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그는 들릴락 말락 하는 작은 목소리로 “없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정씨 측은 전날 검찰에 ‘계란 투척’ 등 돌발 상황이 생길 것에 대비해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상황은 없었다.
김민순 기자 coming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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