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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가르는 '14g' 철새…쉬지 않고 2700km 날다

입력 : 2015-04-01 13:35:50 수정 : 2015-04-01 13: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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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는 14g에 불과하지만 체력은 어느 철새보다도 강했다. 북미 대륙에서 여름철을 나는 작은 휘파람새의 일종인 철새 블랙폴 워블러(blackpoll warbler)가 쉬지 않고 대서양을 건너 1700마일(약 2700km) 이상 날아간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조류 반응을 연구하는 버몬트 환경연구센터의 크리스 리머 팀이 최근 영국 생물학회 정기간행물에 연구 논문 한 편을 게재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블랙폴 워블러의 비행을 연구해온 과학자들은 지난 2013년 여름, 총 40마리의 다리에 식별표지를 부착해 날려 보냈다.

이후 학자들은 블랙폴 워블러가 다른 철새들처럼 멕시코나 중앙아메리카의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는 것이 아닌 직접 대서양을 건넌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행 중 앉아 쉴 곳이 없음에도 새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를 가른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빌 데루카 교수는 “블랙폴 워블러의 비행을 지켜보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며 “불가능에 가까운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바다를 갈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루카 교수는 “탐사장비로 확인한 결과 블랙폴 워블러의 비행 거리는 짧게는 1410마일(약 2270km)에서 길게는 1721마일(약 2770km)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기록은 이전에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구 상에서 가장 길었던 철새의 이동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다른 철새류는 대개 물새 종류며, 멕시코와 내륙 등을 거쳐 강을 따라 이동하지만 블랙폴 워블러는 숲에 서식하면서 벌레 등을 충분히 먹은 다음 위험하고 기후변화가 심한 대양으로 이동하는 특이한 종류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블랙폴 워블러의 서식지가 파괴된다면, 향후 에너지 비축을 못할 가능성과 장거리 비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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