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광고 재벌이자 세계적 미술품 컬렉터인 찰스 사치(72)가 신간 ‘신념을 넘어(Beyond Belief)’에서 지적한 20세기 최악의 광고들이다. 총기의 사회적 위험성이나 담배가 건강에 끼치는 해악을 감추고 돈벌이에만 치중했다. 광고의 특성을 감안하면 1900년대엔 이같은 광고가 효과를 봤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사치가 언급한 광고들 중 현대인에게 특히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대표적 20세기 광고를 뽑아 소개했다. 성·인종 차별적 편견이 깔려 있고, 비문명적이며 상스러운 느낌을 주는 광고들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화장품 회사 ‘러브코즈메틱’은 1975년 ‘베이비 소프트’란 이름의 여성용 화장품 제품을 시판하며 열 살이 갓 넘었을 듯한 소녀가 앞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제목은 ‘순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섹시하기 때문에’였다. 사치는 “미성년자를 성상품화하는 위험한 발상일 뿐더러 주 타깃층을 간과한 엉터리 광고”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총기회사 ‘이버 존슨’은 1904년 리볼버 권총에 대해 “즉시 발사해 사살할 수 있습니다”며 “평생 단 한 번 주어진 기회일 수 있으니 지금 당장 구매하세요”라고 했다. 광고글 옆에는 어린 소녀가 침대에 누워 권총을 만지작거리는 장면이 담겼다. 소녀 밑에 적힌 광고 문구는 ‘우발적 총기 발사는 불가능함’이다. 언제든 발사 가능한 총기라고 소개하며 한편으론 안전성을 강조하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지난 세기엔 인종차별적 시각이 깔린 광고도 많았다. ‘밴 호이젠’이라는 의류회사는 1952년 4명이 셔츠를 입은 백인 4명과 상의를 입지 않은 흑인 1명을 보여준 뒤 “5명 중 4명은 새로운 밴호이젠 스타일로 옥스퍼드 스타일을 원합니다”고 적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그래도 이 광고의 흑백 차별은 1930년대 ‘엘리엇츠 페인트’에 비하면 약과다. 한 흑인이 다른 친구에게 하얀 페인트를 칠한 뒤 “페인트가 블랙을 얼마나 커버하는지 확인하세요”라고 광고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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