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前 원내대표 대다수가 文 사퇴, 安 기득권 포기한 비대위 체제 지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 내홍 극복 방안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기득권 포기한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비주류인 이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전·현직 원내대표 조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원 의원 대다수, 그리고 상당수 의원들의 뜻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비대위 체제가 구성된 뒤 선거를 앞둔 당의 갈증이 있을 때는 당연히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중책, 선대위원장이나 더 중요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조찬 회동서 나온 의견들을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원혜영 박영선 박지원 전병헌 전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때 문 대표의 거취 문제가 논의됐냐는 질문에 "당 총선을 앞둔 대응방법으로 잠시 문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하는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날 조찬 모임에서 전병헌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들이 문 대표 사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알렸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앞으로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현재 최고위는 두 분이 사퇴해 많은 흠결이 있다. 기능이 많이 저하된 최고위에 나가서 오히려 그 기능과 흠결을 보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무를 거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당무는 더 열심히 하겠다"며 "저는 현안의 문제, 원내에 있는 문제에 관해서 더 열심히 철저히 하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고위 불참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오늘 회동에서 입장에 갈림은 있었지만 원내활동에서 흔들리지 않는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전제로 자유 판단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 불참 문제로 지난 8일 밤 문 대표와 장시간 통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 대표에게 당무 관련 활동은 수시로 연락드리고 수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문 대표는 '그런 건 좋은데 최고위에 안나가는 것은 당무거부로 판단되니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탈당하겠다는 격앙된 말씀을 했다고 하더라'는 질문이 나오자 "감정이 북받쳐서 하신 말씀이 있었지만…"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보좌진을 통해 "어제 통화 때 문 대표가 탈당하겠다는 발언을 들은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원내대표가 회동 참석자들에게 통화 사실을 전하며 "문 대표의 사퇴 문제를 얘기했더니 문 대표가 굉장히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