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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 꿈의 무대 ‘가시밭길’ 지난해 11월 일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일본 시리즈 MVP 이대호(34)는 “오로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고 당당하게 각오를 밝혔다. 당시 그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질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나는 지금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마이너리그는 한국으로 치면 2군이지 않나”고 되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떤 팀도 그를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호는 꿈을 위해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바로 마이너리거다. ‘돈’을 버리고 ‘위대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대호가 안정적인 선수생활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4일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와 계약한 이대호가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는 4일 “한국인 거포 이대호와 1년짜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정확한 계약액은 구단과 소속사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MLB닷컴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약 400만∼500만달러(48억∼60억원)”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이대호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이대호는 40인 로스터에도 들지 못한 채 ‘초청 선수’로 시애틀의 스프링 캠프에 참가한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며 “우리 팀에서 어떻게 공격력을 선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애틀은 1977년 창단해 1992년 일본 전자기기업체 닌텐도가 인수했다. 추신수(텍사스)와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등을 영입해 아시아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팀이다. 2001년 116승46패로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지난 시즌까지 14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태평양 연안 북부에 자리 잡고 있어 선수들이 원정을 다니는 데 체력적인 부담이 큰 점도 특징이다.

부푼 희망을 안고 꿈의 무대에 바짝 다가섰지만 이대호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는 25명으로 제한된다. 이대호는 이 안에 들어야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행한 김현수(볼티모어)는 계약 조항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거부권을 넣을 수 있는 것조차도 아닌 마이너리그 그 자체로 계약했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자신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시애틀은 이대호의 포지션인 지명타자와 1루수가 모두 쟁쟁하다. 시애틀의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는 지난해 44홈런을 때린 강타자다. 최근 미국 CBS가 선정한 지명타자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루에는 애덤 린드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 12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애틀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린드는 지난 시즌 밀워키에서 0.277의 타율과 20홈런을 때려냈다. 또 최근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헤수스 몬테로도 이대호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이대호는 전 소속팀인 소프트뱅크로부터 최대 18억엔(약 180억원)에 다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마다하고 선수로서는 고령에 속하는 30대 중반에 마이너리그를 택한 이대호에게 이번 계약은 큰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05년 ‘풍운아’ 최향남이 마이너리그 클리블랜드와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대호가 진짜 메이저리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 이대호는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응원하고 성원해 주신 국내외 야구 관계자와 팬께 감사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다”며 “수준 높은 경쟁을 통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내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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