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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차별’ 넘어… 평등한 배움 꿈꾸는 교수님

입력 : 2016-04-20 21:01:05 수정 : 2016-04-20 22: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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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진 세종사이버대 교수
4살 때 의료사고로 시력 상실
비장애인 텃세 뚫고 교수 임용
“장애인도 도전해야 성취 있어
사회는 고등교육 기회 넓혀야”
“도전을 해야 성취가 있어요. 장애인도 마찬가지예요.”

장애인의 날인 20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세종사이버대 오윤진(48·사진) 교수(사회복지학)의 목소리는 밝았다. 네 살 때 의료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인 오 교수는 중학교 시절 ‘빛은 내 가슴에’를 점자로 읽으며 박사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때 시각장애인도 박사가 될 수 있단 걸 알았어요. ‘도전을 해야 성취가 있다’는 강영우 박사의 말에 가슴 뛰었죠.”

오 교수는 멀쩡했던 다른 쪽 눈마저 나빠져 17살 무렵부터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전은 계속됐다. 대전맹학교 중등부, 서울국립맹학교 고등부에 진학했고 성적도 우수했다. 그런 그에게도 대학 진학은 쉽지 않았다. 대학들이 ‘시각장애인 교육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오 교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중앙대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갔다. 그가 사회복지학을 선택한 것은 자신이 받은 만큼 남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서였다. “맹학교에서는 안마, 침을 주로 배웠어요. 방과 후에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대학생 형·누나들이 공부를 가르쳐줬죠. 그때부터 사회복지학을 배우고 싶었어요.”

이후 미국 피츠버그대에 진학해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였지만 임용의 길은 험난했다. 최종 임용됐는데 기존 교수진의 차별 섞인 반대에 부딪혀 취소된 적도 있다.

오 교수는 “아직까지 장애인에게 환경적 제약이 많다”며 “고등교육 기회를 넓혀 장애인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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