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덕수궁 인근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집회 참가자와 시민 사이에서 드잡이질이 벌어졌다. 백발이 성성한 집회 참가자 김모(64)씨는 “빨갱이다! 간첩이다!”라고 고함을 치며 한 40대 여성의 옷깃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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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던 김씨는 “저 X이 어느 안전이라고 문재인과 야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며 “나라가 위급한 상황인데 저런 간첩은 죽여도 된다”고 원색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3월 초중순으로 점쳐지는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일부 군중들은 폭력을 동반한 물리적인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빨갱이 사냥’이다.
또 집회에 참가한 군중들은 집회 도구인 태극기나 성조기를 들고 있지 않거나, 낯선 사람을 발견하면 시시각각 “어느쪽(촛불 또는 태극기)이냐”고 물었다. 우물쭈물만해도 곧바로 “꺼져라, 죽어라”라는 욕설이 들려왔다.
이밖에도 극우 커뮤니티인 박사모 카페에는 ‘촛불집회 테러하러 가실분 모집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촛불들 테러하실 신체 건장하신 분들 모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폭력이든 뭐든 모두 동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등 상당히 과격해진 모습이었다.
박사모 카페 화면 캡쳐 |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박모(62)씨는 “평화롭게 집회를 열고 목소리만 내서는 헌재가 우리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럴때 일수록 좌파를 사단내는 우리의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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