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이민자들이 미국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크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기조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아이티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칼럼니스트인 데이빗 폰 드레흘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통령이 ‘왜 이런(거지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했다”며 “답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건국 시기부터 지금까지 그들과 그들의 후손이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에르 투생 |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할 만한 엘리트 출신도 각 분야에서 차고 넘친다. 아이티 출신으로는 사회사업가로 이름을 알린 피에르 투생이 시작을 알렸다. 투생은 필라델피아에서 헌법제정 회의가 열리던 1787년 아이티 출신 이민자로 뉴욕에 도착했다. 투생은 이후 뉴욕 최초의 헤어스타일리스트로 변모했다. 사업에 성공한 뒤에는 고아들과 난민들을 돌보았으며, 뉴욕 최초의 가톨릭성당 건립 사업에도 힘을 보탰다. 그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뉴욕을 방문한 1996년 성인의 품위를 받았다. 투생이 미용실의 견습생 시절을 보내던 1803년 미국사에 족적을 남긴 또 한명의 아이티 이민자가 미국 땅을 밟았다. 바로 조류학자로 이름을 남긴 존 제임스 오듀본이다. 오듀본의 평생의 역작 ‘미국의 새들’은 2010년 소더비 경매에서 1150만달러에 낙찰될 정도로 값진 작품이다. 그의 이름을 기린 ‘오듀본 소사이어티’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소재한 ‘트럼프 내셔널’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클럽들과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루이스 모로 고트샤크 |
W. E. B. 두 보이스 |
시드니 포이티어 |
레지 필스 에임 |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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