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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엔 나이 없어”… 78세 어르신의 면학 열정

입력 : 2018-05-15 21:17:53 수정 : 2018-05-15 2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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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림 야간 중·고교 김중규씨 / 어려운 형편에 초등학교만 졸업 / 2017년 중졸·올 고졸 검정고시 합격 / “사정 허락되면 대학 진학할 것”
“배움에 나이가 무슨 상관있습니까.”

지난달 실시한 2018년 제1회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경주 한림야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중규(78·사진)씨가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1940년생으로 경북 군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학력이다. 젊은 시절 제과점을 운영하며 생활해 온 김씨는 과거 어려운 시절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 교육에 정성을 들여 박사학위 공직자 자녀를 두며 위안으로 삼아왔다.

자녀 뒷바라지를 다 마쳤을 즈음에야 배움의 열망으로 한림야간중·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린 그는 지난해 중학교 과정에 입학해 그해 8월 열린 제2회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올해 고등부 과정에 진학해 이번 고졸 검정고시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웬만한 젊은이들도 어려운 시험을 2년도 되지 않아 단 한 번의 응시로 중·고교 과정 모두를 통과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고령에 정규학교 학생들이 하는 공부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남다른 의지와 용기 그리고 도전정신이 필요했다. 아파트 동대표인 김씨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회의 참석한 날 외에는 결석한 적이 없었다. 야간학교에서 매일 밤 7∼10시 정규수업을 받는 것 외에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동을 겸해 경주시립도서관을 오가며 야간학교에서 제공하는 과거 7년간 출제된 검정고시 문제 2500여 문항을 해설집이 닳도록 수차례 반복 학습한 결과였다.

여러 과목 중에서도 영어와 수학이 비교적 어려웠다고 토로한 김씨는 “사정이 허락되면 대학에도 진학해 못다 한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무료로 수업해준 한림학교 교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야간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웠다”며 “배움의 자세와 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하면 안 되는 건 없으니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계속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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