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유족, 응급의료 일선에서 함께했던 동료 등 300여명은 눈물을 흘리며 고인을 배웅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된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
추도사한 李 교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직장동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개척자인 윤한덕 선생님,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우리는 선생이 남긴 숙제들을 묵묵히 이어 가 보겠다”고 애도했다.
영결식 후 윤 센터장의 시신은 화장된 뒤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윤 센터장의 죽음은 열악한 한국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생전 윤 센터장은 ‘응급환자가 병원을 떠돌지 않고 가장 적합한 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골든타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실에 병상이 있는지, 수술 등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3~2016년 119구급차 병원 재이송은 4만5352건이었는데, 사유 1위가 ‘전문의 부재’였고, ‘진료과 없음’, ‘병상 부족’ 순이었다.
설 연휴 근무 중 사망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유가족과 동료들이 10일 의료원 대강당에서 영결식을 엄수한 뒤 윤 센터장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들고 의료원을 돌고 있다. 뉴시스 |
응급구조사들의 업무 범위 확대도 윤 센터장이 추진하던 일이다. 현행법상 응급구조사는 인공호흡, 지혈 등 14개 행위만 할 수 있다. 윤 센터장은 페이스북에 “벌에 쏘여 과민성 쇼크로 119를 불러도 에피네프린(항알레르기 응급치료제)을 투하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오는 3월 일부 119구급대원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점차 늘려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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