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출국하고 있다. |
비건 대표는 9일 하루 동안 서울에 머물며 강 장관 외에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북핵 문제와 관계된 주요 단위의 관계자들을 모두 만났다. 나 원내대표의 면담 요청에 응해 여야 국회의원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정 실장 면담과 동일한 약 50분을 할애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 때마다 다양한 단위를 접촉하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맨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맨오른쪽)가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협상 결과를 전해 듣고 있다. |
비건 대표는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북 대화의 성격이 “협상이 아니었다(not negotiation)”는 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이 본격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조율이라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밝힌 대로 북한이 언급한 영변을 포함한 우라늄 농축 시설의 신고와 폐기 등 비핵화 조치, 연락사무소 개설·일부 제재 완화·평화협상 개시 등의 상응 조치가 모두 이번 만남에서 거론되고, 이에 관한 구체적인 순서 맞추기는 다음 만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비건 대표의 방북기간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의 공식 직책은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로 확인됐다. 이전에는 없었던 직책으로, 비건 대표와 격을 맞추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미 국무부가 지난 8일 성명에서 비건 대표와 김 대표가 “정상회담에 앞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조만간 2차 실무회담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까지는 약 17일이 남아 있어 ‘의전 트랙’ 협상도 곧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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