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 사는 직장인 이모(34)씨는 한 달에 7~8회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프로야구 경기를 보러 간다. 이씨는 “지난해 답답한 일이 있어 무작정 혼자 야구장에 갔는데 푸른 잔디의 그라운드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정작 응원팀은 케이티가 아니지만 그날 이후 자주 간다”고 말했다. 이씨가 말하는 야구장 직관의 매력은 구장 근처 소문난 맛집의 음식을 탁트인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다는 것. 이씨는 “야구장 근처에 유명한 통닭집과 쫄면집이 있는데, 이젠 아예 구장에 해당 매장이 입점해 있어서 더 편해졌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맥주와 마른 안주만 사서 보기도 좋다. 동료들과 함께 갈 땐 끝나고 근처에서 술 한잔 기울이는 것도 매력이다. 누가 야구를 보러만 간다고 하는가. 먹으러 가지”라고 말하며 씩 웃었다.
이씨의 말처럼 한 해에 800만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모으는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면 인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BC카드 빅데이터 센터가 지난해 3~4월 야구장을 이용한 BC카드 고객 6만여명의 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야구 권역별 각 지역 1개 구단씩을 선정해 분석했더니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야구장 반경 1㎞ 내 지역 매출이 평소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낵, 편의점, 서양음식 업종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주유 업종은 타 업종 대비 증가 폭이 적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편의점’ 이용이 월등히 높아졌다. 다만 경기 시작 전에는 패스트푸드(피자, 햄버거 등)를 포함한 경기를 관람하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 위주 소비가 높았다. 식음료를 제외하면 구단 유니폼, 야구용품을 판매하는 팀 스토어 등 스포츠용품 판매업종 이용 비율이 높았다. 경기 후에는 주로 고깃집 등 일반 한식과 주점으로 이동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장 이용 고객의 20%는 타 지역 거주 고객으로 야구장 및 반경 1㎞ 내 지역에서 1인당 평균 3만2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지역 거주 고객이 연고 지역 거주자 대비 평균 약 4000원가량을 더 썼다. 타지역 거주 야구장 이용 고객은 야구장 외 지역에서 경기 전후로 택시, 주유, 철도 등 이동 수단 관련 매출이 발생했다. 이동 수단 중 하나로 택시를 많이 이용하고 경기 후에 철도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승패별 가맹점 이용 고객 증가율을 살펴본 결과 홈팀이 승리하면 패배에 비해 연고 지역 거주 이용객이 7.4% 증가하고, 반면 원정팀이 승리하면 타 지역 거주 이용 고객이 6.8% 늘어났다.
김진철 BC카드 마케팅부문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관중이 곧 손님이다’라는 것이 증명된 만큼 프로야구가 개막함에 따라 인근지역이 더욱 활성화할길 기대한다”며 “BC카드는 주요 이슈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소비 트렌드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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