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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찬·반 정당이 1·2위 ‘돌풍’

입력 : 2019-05-27 19:38:34 수정 : 2019-05-27 19: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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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유럽의회선거 결과 분석 / 혼란 부채질 보수·노동당 심판 / 佛 여당, 극우 국민연합에 석패 / 스페인 집권당은 총선이어 1위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연합(EU) 탈퇴파인 신생 브렉시트당과 EU 잔류를 당론으로 채택한 자유민주당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싸고 혼란을 부채질한 보수·노동 양대 정당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따르면 브렉시트당은 오전 2시 현재 잠정 개표 결과 31.71%를 득표해 영국이 배정받은 유럽의회 의석 73석 중 가장 많은 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유민주당(18.55%·16석)과 제1야당 노동당(14.05%·10석)이 그 뒤를 이었으며, 집권 보수당은 8.71%의 저조한 득표율로 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녹색당(11.09%·7석)에도 밀린 5위로 주저앉았다.

브렉시트에 관해 선명한 태도를 보인 정당들이 몰표를 받은 것은 올해 브렉시트 이행 과정에서 기성 정치권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은 정부와 EU 간 합의안이 세 차례 하원 투표에서 모두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이행 시한만 3월 말에서 10월 말로 늦춰졌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실시(23일)한 다음날 테리사 메이 총리는 결국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 등이 주축을 이룬 브렉시트당은 가능한 한 빨리 EU와 결별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브렉시트는 헛소리’(Bollocks to Brexit)라는 슬로건을 내건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은 EU 잔류를 주장해 왔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 유권자들은 나라별로 정해진 투표일에 자국의 기성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한다. 유럽의회 선거가 각국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22.47%(21석)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포퓰리즘 성향 국민연합(23.53%·22석)에 근소하게 밀렸다. “패배를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자신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마크롱 대통령의 향후 국정과제 추진 및 유럽연합 개혁 구상에 타격이 예상된다.

그리스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도 이번 선거에서 23.85%(6석)를 얻는 데 그쳐 제1야당 신민주당(33.27%·9석)에 크게 패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며 오는 10월로 예상되던 총선을 앞당겨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스페인 집권 사회민주당은 지난달 총선에 이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32.84%(20석) 득표로 1위를 차지해 지지 기반을 공고히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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