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최고의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UBC)이 21∼23일(현지시간) 발레의 중심지 프랑스 파리에서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린다. 한국 발레의 역사를 만들어 온 UBC로서 세번째 파리 공연이다. 역사적 무대를 앞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20년 전 뉴욕에 ‘백조의 호수’를 들고 갔을 때는 ‘한국에서 발레도 하는가’라는 질문도 받았다”며 담담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문 단장은 “전에 모스크바에서 공연할 때 극장장이 ‘발레로 러시아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 파리도 마찬가지”라며 “발레가 이탈리아에서 탄생했지만, 프랑스에서 공연예술로 발전했다. (파리 공연은) 축복이자 모험”이라고 말했다.

파리의 대형 공연장 ‘팔레 데 콩그레’에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은 프랑스 기획사 발 프로드 초청으로 성사됐다. 공연장에서 한창 지도 중에 인터뷰에 응한 문 단장은 묵묵히 연습하는 것만이 길이라는 무용수들의 막바지 연습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그는 “저희는 무대가 파리든 뉴욕이든 서울이든 그냥 모든 힘을 쏟아부어서 똑같이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거쳐 타고난 발레리나로서 세계 정상에 올랐던 문 단장은 발레단 경영에 전념한 지 17년째다. 그는 “예술가란 잘 보이기보다는 관객에게 각자의 메시지를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파리의 관객들에게 저희가 정성을 다해 준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UBC의 이번 파리 공연은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이동탁 주역으로 3700석 규모의 ‘팔레 데 콩그레’에서 총 4회 무대에 오른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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