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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벽에 막혔지만… 재기 희망 키운 정현

입력 : 2019-09-01 20:56:14 수정 : 2019-09-01 22: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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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3회전서 아쉬운 탈락 / 세계랭킹 100위권 복귀 기반 구축 / 현재 170위… 140위권 상승 전망 / 자신감 되찾은 것도 고무적 성과 / 정 “부상 없이 대회 마쳐” 긍정 평가

정현(23·한국체대)은 불과 23세의 젊은 선수지만 최근 부상 복귀 뒤 ‘재기’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따라다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세계랭킹 10위권까지 약진했던 그가 어느새 170위까지 랭킹이 떨어지는 등 철저히 몰락했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여러 부상으로 부진했던 정현은 급기야 올해 2월 이후로는 허리부상으로 대회 출전 자체를 못하며 랭킹이 수직하락했다. 결국 한 달여 전인 7월 말에 겨우 복귀해 ATP투어 아래 급 대회인 챌린저대회 등에 나서며 몸을 만들어왔다. 이어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통해 본격적인 ‘재기무대’에 나섰다.

 

이런 정현이 세계 테니스의 전설 중 한 명인 라파엘 나달(33·스페인·세계랭킹 2위)에게 패하며 재기무대 도전을 끝냈다. 그는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나달에게 0-3(3-6 4-6 2-6)으로 패했다. 세 세트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지 못하며 1시간59분 만에 경기가 끝났다. 이로써 정현의 나달과의 상대 전적은 3전 전패가 됐다.

정현(왼쪽)이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패한 뒤 승자인 라파엘 나달과 악수하고 있다. 뉴욕=USATODAY연합뉴스

US오픈 도전은 아쉽게 3회전 만에 끝냈지만 정현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소득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급한 숙제인 세계랭킹 100위권 복귀를 위한 기반을 쌓았다. 테니스는 대회 규모에 따라 일정 랭킹 이상은 예선을 면제받는다. 일반적으로 60위권에 들면 대부분 대회의 예선이 면제되고 100위권 이내에 들어야 메이저대회를 포함한 규모 있는 대회의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정현은 100위권 밖으로 랭킹이 벗어나며 이번 US오픈을 예선부터 치러야 했다. 내년 1월 있을 호주오픈 본선에 안정적으로 나서려면 그 전에 100위권 복귀를 이뤄내야 한다. 정현은 이 대회 예선통과 3회전 진출만으로 랭킹 포인트 45점을 따내 랭킹이 170위에서 140위권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남은 3개월의 투어대회에서 이번 대회만큼의 활약만 보인다면 100위권 복귀는 무난해 보인다.

 

자신감을 되찾은 것도 큰 소득이다. 나달에게는 완패했지만 2회전에서 한때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5·스페인·34위)에게 놀라운 대역전극을 펼쳐내며 2017년 프랑스오픈(3회전), 2018년 호주오픈(4강)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3회전에 진출했다. 여기에 예선에서 만난 하위랭커들은 실력차이를 보여주며 가볍게 꺾어 자신이 아직 세계 테니스 메인무대에 나설 만한 실력자임을 입증해냈다.

 

정현도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경기 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부상 없이 경기할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그래도 공백기 이후 출전한 대회치고는 칭찬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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