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에도 서울 곳곳에서 ‘검찰개혁’과 ‘정부 규탄’을 외치는 상반된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북한도 선전 매체를 이용해 논평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범보수 단체 주도로 정부를 규탄하는 광화문 집회를 두곤 “정치깡패들의 란동(난동)”이라고,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를 “적폐검찰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평가했다. 당장 19일에도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도 각종 집회가 예고돼 이후 북한이 신문을 통해 어떤 입장을 낼지도 주목된다.
◆“지금 남한은 불법무법이 판치는 아수라장”
북한 노동신문은 17일자 6면 ‘정세론해설, 재집권야욕에 환장한 정치깡패들의 란동(난동)’이란 기사를 통해 최근 이어진 광화문 집회를 ‘히스테리적 광기’라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조선노동당 기관지로, 당의 입장을 외부에 알린다. 이날 신문은 “지난 10월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 놀음을 벌린 ‘보수패거리’들이 ‘정권심판’ 등 악담을 쏟아내며 히스테리적 광기를 부렸다”며 “이날 보수패당은 망나니들을 통해 흉기를 마구 휘둘러 취재 차량과 시설물들을 파손시키는 깡패짓도 서슴지 않는 등 리성(이성)을 잃고 날뛰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5일에도 ‘보수패거리’ 들은 서울에서 또다시 반정부집회를 열고 집권자의 퇴진과 법무부 장관의 구속을 부르짖으며 소란을 피웠다”며 “민의에 도전해 나선 ‘보수깡패’, ‘패륜패덕한’들의 광기 어린 소동으로 인해 지금 남조선(한국)사회는 불법무법이 판을 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집회를 깡패들의 난장판이라고도 평가했다. 신문은 “자유한국당이 조직하고 부추기고 돈에 팔린 ‘인간추물’, ‘불한당’들이 날뛰며 벌리는 반정부 집회라는 것은 사실상 재집권야욕에 환장한 ‘보수오물’들의 란동(난동)”이라며 “정의와 진리에 도전해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보수 깡패무리들의 란장판(난장판)”이라고 지적했다.
또 “도적개 코를 세운다고 벌써 제거되었어야 할 력사(역사)의 쓰레기들이 죄를 빌기는커녕 도리여 기고만장해 제 세상처럼 날치면서 큰소리치고 주먹을 휘두르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보수 단체들의 집회를 방관하면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신문은 “이자들의 란동(난동)을 수수방관한다면 남조선(한국)사회는 민생의 폐허지대, 평화파괴와 동족대결의 ‘란무장’으로 더욱 화하게 될 것이다”며 “남조선(한국)의 각 계층 인민(국민)들이 반역패당을 력사(역사)의 무덤 속에 영원히 매장해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려나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요구했다.
◆“남한 주민, 적폐검찰 청산을 강하게 요구”
노동신문은 대한민국에서 적폐검찰을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문은 같은 기사를 통해 “남조선(한국)에선 검찰개혁과 자한당 해체를 요구하는 각계 단체들과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촛불투쟁이 연이어 벌어졌다”며 “남조선(한국)언론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2016년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한국) 인민(국민)들의 대중적인 촛불투쟁은 보수패당의 시녀노릇을 해온 적폐검찰 세력을 청산하고 사회적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민심의 강렬한 분출”이라며 “새 정치, 새 생활에 대한 민중의 요구를 짓밟고 정권 찬탈야망을 실현하려고 미친 듯이 날뛰는 자한당의 역적무리에 대한 치솟는 증오와 분노심의 폭발”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이 최근 검찰개혁과 정부규탄 등을 둘러싸고 연일 벌어진 집회와 관련해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신문은 대한민국 검찰을 “보수세력의 더러운 시녀”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신문은 13일자 6면 ‘정세론 해설, 자멸의 함정을 파는 보수역적무리’란 기사를 통해 “남조선(한국)에서 검찰은 독재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치었다”며 “‘반역통치배’들의 편에서 자주와 민주, 통일을 요구하는 인민(국민)들의 투쟁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처참히 유린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신문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보수 재집권을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도 헐뜯었다. 신문은 “(현재) 검찰이 진보·개혁적인 인사들을 하나 둘 제거해 보수 재집권을 위한 돌격대 노릇을 하고 있다”며 “‘검찰 패거리들’은 수사권을 마구 휘두르는 한편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 자유한국당과 검찰이 늘 같은 편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문은 지난 8일 6면 ‘정세론해설, 첫째가는 청산대상’이란 기사를 통해서는 “남조선(한국)의 ‘검찰패거리’ 들도 보수 세력의 입김과 지지 밑에 민주 개혁세력의 진출을 억제하고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했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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