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 철도 연결 사업 관련 추가 정밀조사를 위해 지원해야 할 리스트 작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지난 21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날 이수혁 주미대사는 남북 협력 사업과 관련해 개별 관광은 물론이고, 남북 철도 연결 사업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혁 주미대사 “남북철도 연결사업 시급히 추진해야”
정부는 남북철도 연결 사업을 위해 2018년 1차 공동조사보다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구체적으로 투입 장비, 물품 등 지원해야 할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마련하는 등 정밀조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대북 개별관광 허용에 더해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추진에도 다시 시동을 걸어 대북 독자 드라이브를 가속화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이수혁 주미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해 “가장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것은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남북 협력 관련 미국 입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은 남북 간 협력이 비핵화에도 도움이 되고 미북 간 관계 개선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한 적 없고, 아직 그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 개별관광에 대해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어떤 것도 미국이 ‘이건 안된다’ 해서 거절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워킹그룹에 가서 논의되는 것에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으니까 ‘가지고 와라’ 그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개별관광이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충분한 의견과 자료를 갖고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워킹그룹에 대한 일부 부정적 입장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며 “대부분 정해진 시간대로 한미간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北 “미국, 적대정책 포기 안하면 ‘새로운 길’ 모색”... ‘남북협력’ 제안엔 ‘침묵’
한편 주용철 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북한은 상대방이 존중하지 않는 그 약속에 더 이상 일방적으로 얽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약속’이 무엇인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지난 200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으로 추정된다.
주 참사관은 “미국은 처음부터 적대정책을 철회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적대정책을 포기하기 전까지 전략 무기를 개발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제재를 하고 있다”고 비난의 날을 세우며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고집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첫 언급했다.
다만 북한은 이례적으로 우리 측이 제시한 ‘개별관광 추진’ 등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 침묵했다. 관광사업에 주력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민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원산·갈마, 백두산 삼지연, 양덕 온천 관광지구 건설에 주력하는 북한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30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관광사업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우리의 ‘개별관광’ 등 방침과 관련해 조만간 개최할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