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지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3차원적 위치 정보로 뇌신경 세포 연결 구조를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및 뇌공학과 백세범 교수팀은 뇌신경과학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실험용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자동으로 보정하고 규격화해 신경세포의 3차원 분포정보를 정확하게 얻는 분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실험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분석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여러 개체에서 얻은 뇌 이미지를 3차원 지도상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어 뇌세포 간 상호 연결 형태의 정확한 공간적 분포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상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특정 단백질에 형광물질을 발현시킨 뇌를 잘라 신경세포의 분포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때 형광을 발현하는 신경세포를 현미경을 통해 연구자의 육안으로 관측하고, 얼마나 많은 신경세포가 뇌의 어느 특정 영역에 위치하는지 일일이 수동적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오차가 크고, 각각의 개체에서 관측된 신경세포의 위치나 수량을 표준적인 공통의 방법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의 알렌 브레인 아틀라스(Allen Brain Atlas) 프로젝트에서 제공한 쥐 두뇌의 3차원 표준 데이터에 기반해 임의의 각도에서 잘라낸 뇌 절편 이미지들을 SURF(Speeded Up Robust Feature Points) 특징점과 HOG(Histogram of Oriented Gradients descriptor) 형상 기술자를 이용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실험에서 얻은 뇌 이미지와 가장 잘 일치하는 데이터베이스의 3차원 위치를 100마이크로미터(μm), 1도 이내의 오차로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각 2차원 뇌 이미지의 위치 정보를 3차원 공간상의 위치로 정확히 계산하고, 여러 개체에서 얻어진 신경 세포의 위치를 동일한 3차원 공간에 투영해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다양한 기법으로 생성된 뇌 슬라이스 이미지를 이용해 신경세포의 3차원 위치를 뇌 전체에서 자동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 기존의 방법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수천~수만 개의 신경세포들의 정확한 뇌 내 분포 위치 및 상대적 공간 배열을 한번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신경세포들의 연결성을 표준적으로 보정된 3차원 공간에서 표현할 수 있어 특정 뇌 영역 간의 연결은 물론 뇌 전역의 네트워크 분포를 여러 개체의 데이터를 사용해 동시분석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실제 카이스트 여러 실험실과 미국 MIT, 하버드, 칼텍, UC 샌디에고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연구 그룹에서 진행하는 뇌 신경 세포의 네트워크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백 교수는 “형광 뇌 이미지를 이용하는 모든 연구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 데이터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뇌인지공학프로그램 최우철 박사과정과 송준호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5월 26일 자에 게재됐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UC 버클리대학의 양단(Yang Dan) 교수와의 공동연구에도 참여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Science)’ 1월 24일 자에 발표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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