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죽음과 관련해 인권위·대한체육회·경찰청·경주시 등을 고발했다. 이들은 직무유기와 직무태만으로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9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등 9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대한체육회 회장, 경찰청장, 경주시 시장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국민의 권익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자들이 책무를 소홀히 해 최숙현 선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선수의 민원을 묵살하는 직무태만으로 안타까운 젊은 청춘을 떠나보내게 됐다”며 “법의 심판을 통해 최 선수와 같은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최윤희 제2차관이 고(故) 최숙현 선수의 봉안당을 참배하고, 유가족을 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체부는 “이번 방문은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정부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을 할 것임을 약속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윤희 차관은 먼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이 모셔진 경북 성주의 삼광사 추모공원을 방문해 “앞으로는 선수들이 이와 같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 최숙현 선수 유족의 집을 방문해 재차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최 차관은 “일찍 유가족부터 찾아뵙지 못하고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문체부 특별조사단은 유가족분들과 같은 심정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책임지고 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국내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는 폭언·폭행·가혹행위 등을 겪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혹생위 사례들을 살펴보면 빵을 억지로 먹게하고 토하게하기, 트랜스젠더같이 생겼다며 유언비어 퍼뜨리기 등이 있었다.
이에 최숙현 선수는 대한체육회에 진정서를 내고 경찰에 고소를 하면서 주변에 SOS를 부탁했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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