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지·수용가에서 유충 발견 못 해
서울시 "수돗물 유충 민원, 외부 요인에 의한 것"
환경부가 지난 17∼26일까지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일반정수장의 배수지와 수용가(수돗물 사용처)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다만 경남 합천 적중, 강원 강릉 연곡, 전북 무주 무풍 등 정수장 3곳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으나, 이 곳에서도 배수지 및 수용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충이 여과지에서 걸러져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수돗물은 취수장에서 혼화지, 침전지, 여과지 등 여러 단계를 거친 뒤 염소가 투입된 후 정수지와 펌프실, 배수지 등을 지나 일반 가정으로 공급된다.
환경부는 합천과 무주 정수장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 정수장에서 쓰는 원수(계곡수)의 수질이 매우 좋다보니 역세척(여과지를 뒤집어 세척하는 방식) 주기를 통상 2~3일보다 긴 7일 주기로 운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강릉 정수장은 여과지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당국은 해당 3곳 정수장의 여과지 모래를 교체하고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완 조치를 오는 31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의 경우 유충이 발견된 활성탄지를 차단하고 배수지 및 관로에서 물을 흘려보낸 결과 22일 이후부터는 모든 관로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관로 말단의 수돗물 속에 남아있던 일부 유충이 가정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발견 건수는 26일 기준 4건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최근 들어온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은 모두 외부 요인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에는 지난 14∼26일 수돗물 유충과 관련한 민원이 총 73건 접수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시청에서 설명회를 열고 “수돗물 정수과정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유충 발생 민원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환경부 합동 조사와 자체 민관 합동 조사로 6개 정수센터를 점검했으며, 민원이 들어온 곳의 수돗물을 서울물연구원에서 정밀 분석했다. 모든 조사와 분석에서 수돗물과 깔따구류 유충 간 연관성은 없었다는 결론이다. 현장에서 수거한 유충 실물은 총 15점으로, 나방파리류 7점, 지렁이류 4점 등 모두 깔따구와 상관없는 유충이었다. 나방파리와 지렁이는 수돗물에서 생존하기 어려워 외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유충 문제와 관련한 종합 대책을 8월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수돗물 위생관리 우선 조치사항을 마련했다. 정수처리시설 내 유충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정수장 건물에 미세방충망 및 이중 출입문과 포충기를 설치하고 활성탄지에 개폐식 차단시설 등을 추가해 생물체의 접근을 삼중으로 막는다. 여름철에는 활성탄지 역세척 주기를 최대한 단축하고 저수조 및 물탱크를 일제 청소하기로 했다. 또 수돗물 민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국민이 주거지역별 유충 발생 현황을 알 수 있도록 ‘우리 동네 수돗물 상황’을 환경부 누리집에 게재할 예정이다.
남혜정∙김유나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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