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신한 의자에 드러눕듯이 기댄 자세
허리 구부정하게 만들어 디스크 유발
다리 꼬고 앉으면 허리 하중 4배 증가
골반·척추 틀어지고 근육 균형 무너져
모니터 눈높이 안 맞으면 거북목 불러
시선 15∼30도 아래로, 40∼60㎝ 적당
양반다리·엎드려 일하는 습관 피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 재택 근무 등 ‘집콕족’이 늘고 있다. 긴장감을 갖고 일하던 사무실과 달리 집에서 근무할 때는 대부분 ‘편안함’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몸이 편하게 느껴지는 자세의 대부분은 사실 몸을 망치는 자세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의 도움을 받아 척추·관절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자세를 알아본다.
◆척추 디스크 유발하는 의자 끝 걸터앉기와 다리꼬기
재택 근무를 할 때 많이 하는 자세가 의자에 등만 기대고 허리는 떨어진, 즉 의자 끝에 걸터앉는 자세다. 이런 자세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만든다. 오래 지속되면 정상적으로 척추의 굴곡을 지탱하는 극상인대와 척추뼈의 극돌기를 이어주는 극간 인대가 늘어나고 변형된다. 결국 추간관절 사이의 틈새가 넓어지고 관절 기능이 불안정해져 심할 경우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리를 꼬거나 한쪽 다리로 앉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의자에 앉는 경우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50% 정도 증가한다. 여기에 다리까지 꼬고 앉으면, 서 있을 때의 하중보다 4배 정도가 많은 하중이 허리 한쪽으로 집중된다. 예를 들어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포개 앉으면, 왼쪽 골반에 체중이 더 실리게 되고 오른쪽 골반 근육들은 평소보다 더 당겨지게 된다. 골반과 척추가 틀어지고 근육의 균형도 무너져 심하면 척추가 휘거나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의자에 앉을 때는 골반이 틀어지지 않도록 두 다리 모두 바닥에 내리고 앉아 허리를 바로 펴고, 등받이 각도는 100∼110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식탁이나 책상에서 노트북을 놓고 일할 때 모니터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눈높이가 맞지 않으면 목을 앞으로 쭉 내밀게 되는데 이는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하는 자세다. 거북목은 어깨에 비해 귀가 5㎝ 이상 돌출된 상태로, 얼굴이 앞으로 나오고 어깨와 등은 구부정하게 말리면서 C자형 커브를 이루고 있던 목뼈가 일자형으로 변형되는 것을 말한다.
일자목 상태가 지속되면 목뼈가 굳고 좁아지며, 혈관도 협소해져 머리로 가는 혈액과 산소 공급도 줄어든다. 목뼈가 머리의 무게를 분산하지 못하면 부담이 척추에까지 전해져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서 원장은 “모니터 위치는 시선이 15~30도 정도로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고, 모니터와의 거리는 40~60㎝ 정도가 적당하다”며 “가능한 1시간 사용 후 10분 휴식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권했다.
◆좌식 생활은 무릎과 허리에 좋지 않아
거실 바닥에 앉아 양반다리로 앉으면 상체의 무게를 허리가 받게 돼 좋지 않다. 처음엔 허리를 곧게 세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골반이 뒤로 빠지고 허리가 구부정한 자세로 바뀌게 되고, 한쪽 발이 다른 쪽 발의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골반의 왼쪽 부분이 틀어져 전체 골반과 고관절의 균형도 깨지게 된다.
이 자세는 무릎에도 좋지 않다. 무릎이 130도 이상 구부러지면 무릎 앞쪽 관절에 체중의 7~8배에 달하는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구부러지면서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긴장하게 만들고, 양쪽 고관절이 바깥으로 벌어지면서 무릎이 바깥으로 휘는 O자형 다리가 될 위험이 있다.
따뜻한 바닥에 엎드려 일하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상체를 일으켜 스마트기기를 보게 되면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의 S곡선이 무너지고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져 요통을 유발한다. 또 자신도 모르게 목 근육이 긴장돼 후두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 손목 건초염 위험도 높다. 손목 주변에는 근육이 많이 없어 휴대전화를 들기 위해 힘줄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결국 의자에 바로 앉는 자세가 정석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꼭 바닥에 앉아야만 한다면 벽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쭉 펴고 앉기를 권한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본다면 스마트폰 거치대를 활용하거나, 엎드릴 때 쿠션이나 베개를 활용해 손목과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 원장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관절, 척추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해 예방을 하는 동시에 통증이 시작되면 휴식을 취하고,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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