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건선 심하면 대사증후군까지… 술·담배 피해야

입력 : 2021-12-20 06:00:00 수정 : 2021-12-19 19:25: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면역학적 이상 만성질환… 예방법은

첫발병땐 좁쌀 크기 붉은 발진
심해지면 주변 피부로 번져
완치 드물고 악화·호전 반복
무좀·습진과 혼동하는 경우도

정확한 원인 아직 안 밝혀져
국내 환자 25% 가족력 추정
햇빛 쬐고 과도한 목욕 삼가야
# 회사원 최모(43)씨는 최근 팔꿈치와 머리에 각질이 많아졌다. 비듬이라고 생각하고 샴푸를 바꿔봤지만 크게 변화가 없었다. 병원에서 최씨는 건선이라는 말을 들었다. 최씨는 “겨울이라 피부가 건조해져서 그런 줄 알았다”며 “붉은 반점과 각질 부위가 커져 거울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받는다”고 한숨 쉬었다.


건선은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부질환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선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은백색의 피부 각질로 덮인 붉은 반점(홍반)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건선은 완치가 드물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피부 건조? 무좀? … 홍반이 차이점

건선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병률은 약 3%. 일반적으로 백인의 경우 환자의 35∼90%가 가족력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25% 정도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족 중 건선 환자가 있는 경우 조기에 건선을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성별 간 유병률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의 건선 발병률이 조금 더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16만3162명이 건선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60%(9만7524명)가 남성 환자였다.

건선이 처음 발병하면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색의 발진이 생기고 그 위에 하얀 피부 각질세포가 덮인다. 그러다가 발진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 크기가 동전 정도로 커지기도 하고, 심할 경우 손바닥만 한 크기로 커진다. 건선은 초기에 무릎과 팔꿈치에 많이 나타나지만 악화할수록 점차 주위로 확산한다. 두피건선은 건선 환자의 50∼80% 정도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건선을 피부건조증과 무좀, 습진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피부의 수분이 10% 이하로 낮아진 상태의 피부건조증은 피부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는 점이 건선과 유사하다.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건선은 경계가 명확한 홍반 위에 두꺼운 각질이 일어나는 반면 건조증은 발진 없이 하얀 각질이 일어난다”며 “무좀약과 습진 치료제가 건선의 직접적인 악화요인이 되지는 않더라도 초반에 적절한 치료로 염증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더 번지고 심해질 수 있다. 부위가 좁고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바르는 것으로만 조절하지만 범위가 넓어지면 전신치료제가 필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건선은 면역학적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을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다. 다만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건선 병변 자체를 없애고 이를 오래 유지하는 데 치료 목적이 있다”며 “건선 병변이 일단 사라지면 길게는 몇 년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피부병?… 심혈관질환, 불안 장애 높아

건선은 심해질수록 환자의 신체와 정신 건강 모두에 영향을 준다.

건선이 심하면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증가한다.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 관찰한 코호트 연구에서 건선 중증도가 높은 남성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률이 2.09배 높았고, 여성환자군은 3.23배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전염성 피부질환이 아님에도 눈에 띄는 모양으로 인해 건선 환자들은 수영장이나 헬스장, 미용실 등 공공장소 출입에 직·간접적 제약을 받기도 한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증상이 악화하는 환자들이 많다. 2002∼2013년 환자 1만2762명을 조사한 결과 건선 환자는 건선을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 집단에 비해 불안장애가 2.92배, 신경증성장애 2.66배 등 정신질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술과 담배, 과도한 목욕을 피해야 한다. 건선은 햇빛이 많고 습도가 높고, 따뜻한 기후에서 호전되는 경향이 있어서 햇빛을 쬐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다만 5% 정도의 환자에서는 오히려 햇빛 때문에 악화하는 광민감 건선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유화정 교수는 “술과 담배는 건선을 악화시킨다. 특히 흡연은 손발바닥 농포성 건선과 관련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피부가 손상된 자리에 건선이 생기는 ‘쾨브너 현상’은 환자의 25~75%에서 발생하기 때문이 심하게 긁거나 때수건으로 과도하게 미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사우나와 과도한 목욕으로 피부 수분과 피지막 제거 시 더 심해질 수 있다. 이외에도 고혈압 약물과 진통 소염제도 건선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공효진 '봄 여신'
  • 나연 '사랑스러운 꽃받침'
  • 있지 리아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