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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수학 천재 ‘수학 노벨상’ 받다

입력 : 2022-07-06 06:00:00 수정 : 2022-07-06 07: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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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 한국계 첫 필즈상 영예

대수기하학 바탕 조합론 난제 풀어
리드·로타추측 증명… 수학계서 ‘명성’
尹 대통령 “수학 선진국 각인 쾌거”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은 뒤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수학자 허준이(39·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수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계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상으로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한 번 시상할 때 보통 2∼4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필즈상 선정 위원회는 “대수기하학(代數幾何學)의 도구를 사용해 여러 조합론 문제를 풀어 기하학적 조합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허 교수에게 필즈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수기하학은 원의 방정식처럼 기하학적 대상을 식으로 이해하는 학문, 조합론은 경우의 수를 헤아리는 학문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허 교수 수상에 대해 “대수기하학에 대한 강력한 직관을 바탕으로 조합론 난제들을 공략하는 등 서로 다른 이 두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두 분야 모두에 정통한 수학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구”라며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쾌거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다.

허 교수는 초등학교 때 수학 성적은 특출하지 않았던 늦깎이 수학 천재다. 고등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2007년 서울대 수리과학부·물리천문학부 학사, 2009년 같은 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학위는 2014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받았다.

 

영광의 순간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을 받고 있다. 헬싱키=뉴시스

허 교수는 박사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리드 추측(Read's Conjecture)과 로타 추측(Rota's Conjecture)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허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러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은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허 교수에게 보낸 축전에서 “필즈상 수상은 수학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각인시켜 준 쾌거”라며 “허 교수가 국내외 수학자들과의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인류지성의 지도에서 길을 밝히는 나침반이 되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종민·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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