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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1기 생존율 90% 넘어… 조기 발견이 중요” [건강]

입력 : 2022-10-24 06:00:00 수정 : 2022-10-23 20: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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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

가장 흔한 암… 40~50대 시기 발병 최다
자녀 뒷바라지하다 뒤늦게 발견 많아
3기부터 생존율 70% 이하로 뚝 떨어져

앤젤리나 졸리 영향 유전적 요인 관심
유전보다 비만·환경 등 요인이 더 영향

매달 자가검진 꾸준히 하면 확인 가능
초음파 검사 병행하면 발견 확률 높아

“국민 10명 중 4명은 평생 한번은 암에 걸리게 됩니다. 그중 여성에서 가장 흔한 암이 유방암이고요. 그런데 유방암이 많이 생기는 시기가 40∼50대인데, 이때 여성들이 자녀 교육을 신경 쓰다가 시기를 놓쳐서 늦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늦게 발견돼서 병원에 오면 재발도 잘되고 사망률도 높아요. 유방암은 1기에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3기부터는 70% 이하로 떨어집니다. 그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정준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장)은 지난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 발생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 6234명이던 환자는 2019년 2만9729명으로, 20년 새 4.7배 급증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유방암 인구가 꾸준히 많던 반면, 국내의 경우 20∼30년 새 급증했다. 최근 증가 추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학계 예상보다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과 3기 이후 발견의 생존율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국유방암학회 백서에 따르면 0∼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2.7∼98.3%에 이르지만 3기부터는 5년 생존율이 75.8%로 뚝 떨어진다. 4기의 경우 30% 수준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국내 유방암 환자 증가 원인으로는 고단백, 고지방의 식생활 패턴 변화가 주요하게 지목된다. 소위 ‘선진국병’인 유방암이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추세인 셈이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자가검진을 통해 매달 멍울이 잡히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 경우 개인차가 크다. 암 발생 위치와 피부 두께, 유방 크기 등에 따라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민한 사람은 작은 크기를 자가검진을 통해 확인하고 병원에 오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는데도 건강검진을 통해 뒤늦게 발견하기도 한다.

 

정 이사장은 “자가검진은 매달 꾸준히 해야만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며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주기적으로 유방암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때 유방 촬영뿐 아니라 초음파 검사도 함께하면 사각지대에 있는 암 발견까지 용이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방암 환자의 60% 이상(2019년 기준)이 40∼50대인 만큼 40대 환자의 주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국가암검진은 4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유방암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에는 ‘부끄럽다’며 유방암 검사를 피하는 여성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앤젤리나 졸리의 유방 절제 소식 이후 유방암에 대한 관심, 특히 유방암 유전자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유방암은 BRACA1, BRACA2로 많이 알려졌죠. 부모 중 한쪽이 보인자라면 자녀가 BRACA 돌연변이가 있을 확률은 50%에 달합니다. 그리고 BRACA1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평생 유방암 발병 확률이 70∼80%, BRACA2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발병 확률이 50∼60% 수준에 이릅니다.”

BRA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과 전립선암 등 다른 암의 발생률도 높다. 가족 중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권유하게 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BARCA 돌연변이가 확인되면 예방적 절제를 통해 95% 예방이 가능하다. 정 이사장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예방적 절제를 권하면 환자의 70%는 선뜻 절제한다”며 “특히 연구에 의하면 난소암의 예방적 절제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만큼 가임기가 지난 여성의 경우 난소 절제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준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장)은 “유방암은 앤젤리나 졸리 이후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해 관심이 높지만 국내 유방암 환자 중 BARCA로 인한 경우는 5%, BRACA를 포함한 전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환자는 5∼10% 수준”이라며 “비만 관리와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 제공

다만 정 이사장은 유방암의 유전적 요인만 부각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유방암뿐 아니라 어떤 암이든 유전보다는 환경의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BRACA 돌연변이로 인한 유방암 발병 확률이 워낙 높기에 사람들에게 크게 각인됐지만 사실 BRACA로 인한 유방암은 전체의 5% 수준이다.

정 이사장은 “유방암 역시 환경적인 요인이 큰 만큼 비만 관리와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소들을 최소화하고,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최근에 약제도 좋아진 만큼 막연한 두려움만으로 피하기보다는 10월 ‘유방암의 달’을 맞아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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