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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신한울 1호기 가동…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

입력 : 2022-12-15 06:00:00 수정 : 2022-12-15 07: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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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국형 원전 12년 만에 준공

계측제어 등 핵심기술 완전 국산화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화 기여 전망
尹 “원전업계 지원 2조 이상 확대”

연간 예상 발전량 1만424GWh 달해
경북 전력소비량 4분의 1 공급 가능
연간 140만t LNG 수입 대체 효과

2030년까지 10기 수출 목표 ‘탄력’
신한울3·4호기도 2024년 착공 속도
전문 인력 양성·인프라 재구축 등
탈원전 벗어나 경쟁력 강화에 총력

핵심 설비를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최초의 ‘차세대 한국형 원전’(ARP1400)인 신한울 1호기가 착공 12년 만에 준공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정부 출범 이후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며 “이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고목리 신한울 1호기 부지에서 지역 주민과 국내외 원전산업 관계자를 초청해 신한울 1호기 준공식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APR1400 노형으로 계측제어설비와 같은 주요 기자재 핵심 기술을 완전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라며 “2022년은 원전산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27번째 원전 차세대 한국형 원전 신한울 1호기가 14일 준공됐다. 올겨울 전력 수급을 더 안정화하는 동시에 연간 25억5000만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은 경북 울진에 건설된 신한울 원전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우리나라의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는 2010년 착공해 2017년 준공 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의 이유로 가동·준공 일정이 지연됐다가 지난 7일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정부는 신한울 1호기가 에너지·무역 안보에 기여하고, 한국형 원전의 대표 모델로서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울 1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1만42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경상북도 전력 소비량(4만4258GWh)의 4분의 1에 달한다. 이를 통해 동계 전력 예비율이 1.6%포인트 상승(11.7→13.3%)해 겨울철 전력 수급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간 최대 140만톤이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해 에너지 무역 적자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한울 1호기의 연간 수입 대체 효과는 약 25억5000만달러로, 원화로 따지면 약 3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윤석열정부는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계기로 원전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 업계를 위해 올해 1조원 이상의 일감과 금융, 연구개발(R&D)을 긴급 지원했는데, 내년에는 그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약이 체결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원전 건설 시장이 더욱 더 활기를 띨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전국적인 대설과 한파로 인해 일정을 변경했다. 축사는 이창양 산자부 장관이 대독했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의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해 내년 중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완료하는 등 2024년 착공을 목표로 건설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추진을 통해 내년에 2조원 이상의 일감이 공급될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여덟 번째)이 14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부지에서 열린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에너지 안보·수출 활성화 기여… 원전강국 재도약 발판 마련

 

신한울 1호기가 14일 준공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5년간의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원전 강국’으로 다시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신한울 1호기는 에너지·무역 안보에 기여하고, 핵심기자재 국산화와 원전 수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 원전 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원전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신한울 1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1만424GWh(기가와트시)다. 설비용량은 1400㎿h(메가와트시)이며, 365일 24시간 가동에 이용률 85%로 추산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경북의 전력 소비량(4만4258GWh)의 23.6%에 이른다.

 

아울러 신한울 1호기의 가동은 향후 최대 연간 14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LNG 148만t(약 26억달러)을 대체하는 대신 우라늄 29t(약 4500만달러)을 사용하는 경우 연간 25억5000만달러의 순수입대체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추산했다.

 

차세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적용된 신한울 1호기는 그동안 미자립 영역으로 남아있던 핵심기자재를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다. 원자로 냉각재펌프(RCP)와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기술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체코 등으로 수출될 대표모델로서 ‘2030년까지 10기 원전수출’이라는 윤석열정부의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안전성, 시공능력 등 우리 원전의 경쟁력과 최근 이집트, 폴란드 원전협력 등의 성과를 지속 확대해 원전의 수출산업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활용을 확대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신규 6기를 건설할 예정이며 추가 8기를 검토하고 있고, 영국도 2050년까지 최대 8기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은 계속운전 지원에 60억달러를 배정했고,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13억60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OECD IEA)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세계적으로 원전이 2배 확대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유럽연합(EU)도 원전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투자 대상으로 인정해 원자력을 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포함했다.

 

정부는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계기로 한국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선 신한울 3·4호기의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해 내년 중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완료하는 등 2024년 착공을 목표로 신속한 건설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원전업계 일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감이 내년 상반기에 본격 공급되고, 여기에 가동 원전 일감(설비투자, 발전 기자재 등)과 수출 일감 등을 합하면 내년에 2조원 이상의 일감이 공급될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에 원전업계의 경영 애로 해소 및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금융지원, 원자력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에 1조원 이상이 별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신한울 1,2호기. 한수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원자력분야 시험·평가와 인증 등 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원전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기반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원전 건설뿐 아니라 원전 해체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구정지 원전이 204기에 달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해체가 본격화하는 상황에 대해비 2030년까지 △해외 1억달러 수주 △전문기업 100개 육성 △전문인력 2500명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3482억원(국고 2660억원+민간부담금 822억원)을 들여 원전해체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중수로 해체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착공한 원전해체연구소를 해체기술 실증체계와 원스톱 수출 컨설팅 기능을 함께 갖춘 종합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행사 축사에서 “정부는 원전산업을 우리 수출을 이끌어 가는 버팀목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울 1호기의 준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정부도 우리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경험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미·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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