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어제 2025년부터 취학 전 아동은 새롭게 출범하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기관에 다니도록 하는 내용의 ‘유보통합(유아교육과 보육 통합)’ 추진방안을 내놨다. 유보통합추진위를 구성해 하반기 중 3∼4개 유보통합 선도 교육청을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무상보육 대상(만 0∼2세)이 아닌 누리과정 지원 대상(만 3∼5세)에 대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교육비·보육료 지원을 늘리는 등 어린이집·유치원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올해 말 통합기관 모델 시안을 발표하고 내년 말 확정안을 공개해 사실상 ‘만 0∼5세 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유아교육기관은 만 0∼2세는 어린이집, 만 3∼5세는 유치원·어린이집으로 나뉘어 있다. 소관부처도 교육부·교육청(유치원)과 지방자치단체·보건복지부(어린이집)로 구분돼 있고 교사자격과 원아모집 방식 및 시기도 달라 혼선을 빚어왔다. 특히 비싼 교육비에도 유치원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반면 저소득층 자녀보호를 위한 어린이집은 교사처우·시설 등에서 열악했다. 공교육 편입 전부터 교육격차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2025년부터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지자체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된다.
유보통합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2년부터 추진했지만 역대 정부마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갈리면서 흐지부지됐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제각각인 교사 자격·양성 체계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유치원 교사와 달리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를 통해서도 자격을 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집 교사가 상대적으로 보수 등 처우가 낮다. 교사 양성체계 개편방안 논의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절실하다.
재원 마련도 관건이다. 현재 어린이집·유치원에 25조원이 지원되고 있는데, 유보통합 이후 교사 처우개선과 시설기준 통합에 매년 2조1000억∼2조600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고 한다. 박근혜정부 당시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부담시키자 교육감이 예산편성을 거부하는 ‘누리과정 대란’이 빚어졌다. 특별회계로 어린이집 지원분을 복지부가 국고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유보통합 특별회계도 재원 확보의 안정성과 일선 교육청의 반발 여부가 변수다. 유보통합이 단순히 기관의 물리적 통합에 그쳐선 안 된다. 교육 서비스가 향상되고 기관 격차가 해소되는 실질적 통합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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