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로 인한 부정맥 질환 중 하나
심박 빠르게 뛰거나 가슴 답답해져
증상 없어 스마트워치로 인지하기도
심방세동 환자 30%는 뇌졸중 경험
후유증 우려 혈전방지 등 치료 필요
음주 잦은 젊은층도 발생위험 25%↑
스마트워치 보급으로 환자들이 자각증상 없이도 병원을 찾게 되는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하나로 정상적으로 뛰어야 하는 심장박동이 느닷없이 빠르게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심방세동은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있어 나이가 들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에 따라 국내 심방세동 환자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8만8000여명이던 심방세동 환자는 2021년 24만명을 넘어섰다. 10여년 새 2.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심장 전기자극 이상으로 나타나는 불규칙 박동
심장의 불규칙한 박동은 전기신호 이상에 따른 현상이다.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은 우심방 꼭대기 동결절이라고 하는 지휘 조직에서 스스로 전기신호를 만들어 낸다. 이 전기 신호는 심장근육 세포를 자극해 수축을 일으켜 분당 60∼80회 빠르기로 규칙적으로 뛰게 만든다. 여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게 뛰거나(빈맥), 느리게 뛰는 현상(서맥)이 나타날 수 있다. 심방세동은 동결절이 아닌 심방의 다른 부위에서 마치 불꽃놀이 하듯 후루룩 전기가 튀면서 심방이 가늘게 떨리면서 혈액이 힘차게 방출되지 못하는 것을 이른다.
이때 환자는 심장이 콩닥콩닥 두근대거나, 불규칙하게 박동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심박출량이 감소하다 보니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느낌,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아예 증상이 없어 뇌졸중 등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증상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스마트워치 ‘경고’를 보고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스마트워치 알람이 뜨거나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찍어서 가져오는 환자가 많아졌다”며 “판독불가로 뜬 심전도를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는데 어차피 스마트워치의 판독을 믿는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심전도를 필요할 때 즉시 찍을 수 있고 이를 추후 전문의에게 가져다줄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는 만큼 심방세동 진단에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환자 10명 중 3명은 뇌졸중 … 고령·당뇨 환자는 항응고치료 병행
다양한 부정맥의 범주 중 심방기외수축은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으면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심실빈맥은 급사의 위험이 높은 만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은 이 중간 단계다. 당장 급사의 위험은 없지만 뇌졸중으로 연결되는 만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심방이 파르르 떨면 안에 있던 피가 심실로 내려가지 못해 고이고, 그 결과 피가 뭉쳐 혈전이 생기는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가 죽어가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30%가 평생 한 번 이상 뇌졸중을 경험할 정도다.
뇌졸중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혈전방지와 심장박동 리듬 조절에 초점이 맞춰진다.
진 교수는 “항응고 치료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령, 심부전 등 혈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하는 인자들이 있는 경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약을 써도 부정맥이 강하게 튀어나오는 경우는 고주파로 해당 부위를 지져주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이나 냉동 풍선 시술을 하게 된다.
심방세동 환자는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금주다. 발병 위험이 높은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젊은층도 과음 시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해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이소령 교수팀이 20~39세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누적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매주 105g 의상의 중등도 음주를 4년간 지속하면 비음주자나 경도 음주자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주당 210g 이상의 음주를 지속하면 비음주자 대비 심방세동 위험은 47%나 올라갔다.
이외에 금연과 스트레스 관리, 당뇨와 고혈압 기저질환 관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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