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부총리 “양국 관계 새 전기 맞아
공동 이익 분야 파트너십 확대를”
국제무대 재무 당국 공조도 주문
“북핵·우크라 전쟁 등 용납 못 해”
스즈키 장관 “국제 이슈 협조해야”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2일 공식 회담을 갖고 경제 발전을 위한 양자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 재무장관이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2016년 8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말했고,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해 “한·일 양국이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되는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한한 스즈키 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 한·일 재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면담을 갖고 ‘5월 중 회담을 열자’고 약속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회담에서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G7 재무장관회의에 일본이 한국을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수출규제 정상화, 항공편 증편, 산업계 교류 재개 등의 분위기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 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 채널 복원·확대를 보다 가속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일본 측의 조속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또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양자·우주·바이오 등 신산업,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 진출, 저출산 고령화·기후변화 등 미래 대응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민간·정부 차원의 파트너십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무당국 간 공조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G20, 국제통화기금(IMF),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등 다자 무대에서 역내 발전을 위해 협력해왔다”며 “최근 대두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등에 대해서도 재무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즈키 장관 또한 다양한 국제 이슈와 역내 이슈 대응에 양국 공조의 중요성과 공조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며 “그래서 한·일 양국이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재무장관 회담에 앞서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한·중·일 3국이 전 세계 경제에서 20%를 차지하고 아세안+ 지역에서는 80%에 달한다”며 “한·중·일의 협력이 세계 경제의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신규대출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재원구조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 하기로 했다.
ADB는 아시아 빈곤 퇴치를 위해 1966년 일본과 미국 주도로 출범한 국제 금융 기구다.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 환경보호 등을 위해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ADB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은 1970년, 200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아 각국의 재무당국 수장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번 총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정상화와 관련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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