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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사건 24시간 응급대응“… 반년 간 1291건 ‘조치’

입력 : 2023-05-23 06:00:00 수정 : 2023-05-23 0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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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서울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
개소 6개월 ‘활동 사례’ 홍보 나선 市
야간·휴일에도 전문요원·경찰관 대기
전화상담 제공하고 필요시 현장출동
조현병·조울증·분노조절 장애에 대처
출동 299건… 대상자 입원 조치 61%
요원 정원 못 미치는 ‘구인난’은 숙제
‘위험수당’ 신설 등 처우 개선 조언도

#1. 올해 3월 서울의 한 거리에서는 20대 여성 A씨와 경찰관들의 대치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A씨가 길에서 욕설과 함께 큰소리로 혼잣말을 하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도 험한 말을 하며 위협했기 때문이다. 관할 지구대는 결국 ‘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 출동 요청을 했다. 2인 1조의 센터 소속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이 현장에서 A씨에 대한 정신과적 평가를 진행하는 사이 그가 안정을 되찾았다. 전문요원들은 A씨를 설득해 거주지가 있는 자치구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시켰다. 이후 A씨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사례 관리’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한다.

 

#2. 지난해 10월 서울의 또 다른 거리에선 50대 남성 B씨가 만취한 채 자해를 시도했다. 마찬가지로 관할 지구대에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 출동을 요청했다. B씨는 응급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인근 정신의료기관으로 옮겨졌으나 간경화 이력으로 협진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에 센터 전문요원들은 내·외과 치료까지 가능한 정신응급의료센터로 B씨를 이송해 응급입원시켰다. 이후에도 센터는 B씨가 치료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서울시가 22일 공개한 서울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의 활동 사례들이다.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이 센터는 조현병이나 조울증, 분노조절 장애 등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응급대응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전까지는 평일 주간(오전 9시∼오후 6시)에만 각 자치구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가 경찰과 협력해 대응했다. 그러나 야간 또는 휴일엔 길에서 소란·난동을 피우거나 타인을 폭행하는 정신질환자들에 경찰력만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센터에는 평일 야간, 휴일까지 24시간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상주한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전문요원 2명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다. 전문요원들은 현장에서 대상자의 정신과적 평가와 자·타해 위험 평가 등을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연계 조치한다. 대상자 응급입원이 필요할 경우엔 인근 병원에 입원 가능한 병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119구급차로 의료기관까지 이송해 적시 치료를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시는 “기관 간 협력으로 정신응급 대상자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졌고, 모든 절차에 전문가가 참여함으로써 인권 침해 우려도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센터엔 지난달까지 약 6개월 간 신고 1291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이 중 992건은 전화상담서비스를 제공했고, 299건은 현장 출동했다. 현장 출동 중 182건(60.8%)은 대상자를 응급입원 조치했다. 현장에서 전문요원 상담 후 대상자의 심리가 안정돼 보호자 등에 인계한 사례는 71건(23.7%), 내·외과적 치료를 연계한 경우는 46건(15.3%)이었다. 센터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역량강화교육과 각종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우리 시는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정신응급 현장 대상자의 정신과적 평가에서 입원, 치료 연계까지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면서 “정신응급 상황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상자의 치료가 단절되지 않도록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 등 사후 관리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센터의 ‘구인난’은 개선점으로 꼽힌다. 이달 초 국민의힘 소속 윤영희 서울시의원은 센터 개소 후 6개월째 정원을 채우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시의원에 따르면 센터 정원은 총 38명인데, 현재 근무 인력은 29명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센터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전문요원 26명과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12명이 근무해야 한다. 경찰은 상주 경력 12명을 확보한 반면, 전문요원은 17명으로 정원보다 9명 적다. 윤 시의원은 “센터 덕분에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해졌지만, 센터의 가장 중요한 인력인 전문요원의 열악한 처우 탓에 충원되지 않고 있는 건 큰 문제”라며 “‘위험수당’을 신설하는 방법 등으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정신건강과 관계자는 “정원은 다 채워지지 않았으나 24시간 대응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의 인력을 확보한 상황”이라면서 “계속해서 채용을 하고는 있지만 전문요원이 되려면 관련(정신건강간호사·전신건강사회복지사 등) 자격이 필요한데 인력풀이 적은 편이고, 처우 문제에 대해선 우리도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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