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은폐하고 혁신 시늉만 하면
내년 총선서 유권자 심판받을 것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엊그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하락한 29%를 기록해 양당 격차가 6%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졌다. 특히 최근 서울지역에선 여당인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2배까지 벌어진 사례도 있었다.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서 지지율 하락세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도덕성 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보유·거래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민을 더욱 실망시킨 건 민주당의 위선적인 행태다. 민주당은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고 혁신위를 꾸렸지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불체포특권 포기’ 당론 채택을 요구한 혁신위의 1호 제안에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구차한 전제조건을 붙여 특권을 포기하는 시늉만 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이후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추진과 일부 의원들의 수원지검 항의방문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정말로 포기할 생각이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은 이처럼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민주당에 쇄신을 제대로 하라는 민심의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유권자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불체포특권 포기 등 쇄신 약속을 지키고 김남국 의원 제명에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와 대여 정치 공세에만 혈안이 돼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는 어제 성명을 내고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봐주기 수사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철회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엊그제 이 대표와 만찬에서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을 겨냥한 것이다. 맞는 말이다. 민주당이 이런 의혹들 규명을 외면하고 약속한 혁신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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