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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영장 조성보다 조직위 운영·외유성 출장에 돈 더 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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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07 23:16:47 수정 : 2023-08-07 23: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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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실과 부적절한 예산 사용, 외유성 출장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예산을 1100억원 넘게 쓰면서도 폭염, 침수, 해충, 의료 문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도대체 예산을 어디에 썼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전라북도가 잼버리를 지렛대 삼아 공항·고속도로 등 새만금 지역 사회간접자본 확충에만 주력하며 정작 행사 준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일본 세계 잼버리는 380억원으로 별탈 없이 치렀다. 1991년 고성 세계 잼버리도 예산 98억원으로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주최 측의 총 사업비는 1171억1500만원이다. 국비 302억원, 전북도 지방비 418억원 등 세금 720억원이 들어갔다. 이 중 조직위 등의 운영비로만 74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고작 129억원을 쓰는 데 그쳤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여름에 열리는 대회 야영장에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건 지나치다. 이러니 폭염·폭우에 대비한 기초적인 제반 시설 미비로 대회가 파행을 빚는 것 아닌가.

대회 관계자들은 지난 8년간 잼버리 준비를 이유로 해외출장을 99차례나 다녀왔다. 전북도가 55회로 가장 많았고, 부안군 25회, 새만금 개발청 12회, 여가부 5회, 농림축산식품부 2회 순이었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세계 잼버리 성공 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조사’를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6박8일간 방문했는데, 실제 잼버리 관련 일정은 유럽스카우트이사회 전(前) 의장 면담 등 2건뿐이었다. 정작 스위스·이탈리아는 세계 잼버리를 개최한 적도 없다. 심지어 부안군 공무원 13명은 2019년 잼버리 개최 홍보 명목으로 중국 상하이 크루즈 여행까지 갔다니 어이가 없다.

태풍 ‘카눈’이 10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자 스카우트 대원들이 우리 정부의 ‘비상시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숙영지를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옮겨 남은 대회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대회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되 대회 이후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해야 한다. 감사원은 예산 집행 과정에서 과도하고 무용한 인건비 지출이나 낭비 등이 없었는지 엄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정부가 ‘잼버리 실패 백서’를 만들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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