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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피해어민 위해 2000억 지원”… 野 “제2의 태평양전쟁” [日 오염수 24일부터 방류]

입력 : 2023-08-23 18:22:47 수정 : 2023-08-23 22: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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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대응방안 점검

與 ‘바다지키기’ TF, 정부와 긴급회의
“방류 문제없어… 유류비 지원도 검토”
식약처, 일본산 식품수입 규제는 지속
서울시, 매일 모든 수산물 표본조사

대통령실 “尹 요구사항 日과 거의 합의”
日매체 “한국 고려 방류일정 미룬 것”

민주, 국회본청서 방류 규탄 촛불 집회
이재명 “국가책무 저버린 尹책임 물을 것”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여당은 23일 피해 어민 지원 명목으로 총 2000억원 규모 예산을 푼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염수 방류와 상관없이 일본산 식품 수입을 계속 규제하기로 했고, 서울시는 앞으로 매일 산지나 어종을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수산물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를 실시간 공개한다. 야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이 아니라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정부와 오염수 방류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성일종 TF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약 2000억원 정도를 어민들의 경영안정 지원 방안에 쓰겠다”며 “현장에서 요구가 있는 유류비 지원 등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비축으로 소비되고 있지 않은 전복, 우럭의 소비 촉진에 당과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며 앞으로 대형 외식업체들과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협약을 하겠다고도 했다.

성 위원장은 “과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우리 과학자들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방류에 따른 정부 대책으로 △이상 상황 발생 시 즉각 방류 중지 요청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일본 정부와의 핫라인 개설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후쿠시마 인근 공해 8곳·태평양 10곳을 포함한 218곳에서의 해수 채취 계획 등을 소개했다. 성 위원장은 국무조정실 산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도 계속 운영해 오염수 방류 관련 감시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식약처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등 8개 현의 수산물과 15개 현의 농산물 27개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일본산 수산물의 경우 방사능이 ㎏당 0.5Bq(베크렐) 이상 검출되면 수입자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17개 추가핵종 검사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오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판매 수산물들을 살피고 있다. 이재문 기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요구했던 것이 합의가 거의 다 돼가고 있다”며 우리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해 대응하겠다는 기존 대통령실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줄 것과, 방류한 오염수 방사능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방류를 중단할 것, 오염수 점검과정에 한국 전문가를 참여시킬 것 등을 요구했다.

한 일본 매체는 이날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일정을 24일로 잡은 건 한국 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9월 초부터 저인망 어업이 재개되는 만큼 그 전에 방류에 따른 방사선 측정 데이터를 공개해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일찍부터 8월 중 방류를 생각하고 있었고, 애초에는 8월 중순이 유력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이 당초 예고된 8월 말에서 18일로 앞당겨지면서 8월 하순으로 방류 개시일이 늦춰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등으로부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비판을 뒤집어쓰면서도 방류 계획에 대한 이해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방류 일정 조정 이유를 댔다. 또 “방류 전후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비판이 높아질 수도 있었다”는 일본 정부 당국자의 말을 보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26일에는 대규모 장외집회도 벌일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과거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주변국 생존권 위협했던 일본이 오염수 방류로 대한민국과 태평양 연안국들에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오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를 향해서도 “국민이 아니라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며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주말 장외투쟁을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가 책무를 저버린 윤석열정부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승환·김병관·이정한·김주영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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