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지도’ 주제 57國 작품 한자리
3D 도자 구현 등 첨단기술 접목 전시
개장 첫날 김건희 여사 ‘관심작’ 눈길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펼쳐지는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선 세계 50여개 나라 작가의 3000여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첨단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작품의 이해를 돕는 등 공예를 통해 과거와 미래까지 엿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는 지난달 31일 막을 올린 공예비엔날레 세계 57개 나라 251작가·팀의 작품 3000여점이 다음달 15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고 19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다.
주제는 ‘사물의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다. 공예비엔날레의 여정을 담고 공예가 나아가야 할 미래 지형도를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공예비엔날레는 ‘조화의 손(1999년)’으로 ‘자연의 숨결(2001년)’을 빚기 시작했다. 또 △쓰임(2003년) △유혹(2005년) △창조적 진화(2007년) △만남을 찾아서(2009년) △유용지물(2015년)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2013년) △확장과 공존(2015년) △품다(2017년) △미래와 꿈의 공예(2019년) △공생의 도구(2021년)로 2년마다 이어졌다.
청주공예비엔날레 백미로 꼽히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엔 54개국의 작가 886명이 참여했다. 올해의 작품대상은 고혜정 작가(The wishes)가 차지했다. 3000여개에 달하는 민들레 꽃씨 모양 금속 유닛을 이어 붙인 넉넉한 형태의 항아리다. 고 작가는 “매 순간 매초 불어넣은 간절한 소망과 소원들이 금속임에도 온기를 품게 한 원동력”이라며 “자연의 온기를 머금은 나의 작업이 관람객에게 치유의 신간과 더 나은 삶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본전시는 18개국의 작가 96명이 300여점을 선보인다. 생명의 관찰과 경외심을 표현하고 인간과 자연, 사물을 연결하는 문화적 유전자와 맥락을 살펴본다. 산업폐기물과 버려진 플라스틱, 해진 옷 등을 가구와 소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공예가들의 실천도 살펴보고 인간과 자연, 사물을 잇는 생명 사랑도 엿본다.
개장 첫날 공예비엔날레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발길을 멈췄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 여사의 시선과 발길이 오래 머문 작품은 △비상하는 또 다른 순간(황란·2023) △시간의 거울(아디 토크·2023) △감·감(甘)·감(感)(서도식·2023) △앵무조개 등(빔 델보예·2017) △블랙트윌 컬렉션(토비어스 몰·2023) △직지, 기록문화와 공예, 자연과 협업한 문명의 연금술사 등이다.
공예는 물론 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래 전시 공간도 꾸며졌다. 수작업을 3D도자로 구현하는 등 손과 도구, 기계 디지털의 혼합형 제작 방식과 기술도 전시했다. 전시장의 작품과 작가들의 작업세계를 세세하게 안내하는 AI 음성 안내도 선보인다. 대화형 인공지능(챗 GPT) 서비스로 대표 작품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전시장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각 작품 등을 설명하는 도슨트도 양성한다.
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K컬처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의 가치와 확장성, 감동을 선사하는 지구촌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공예를 통한 인류의 생활상을 담은 공예비엔날레에서 생활, 생태, 예술, 문화 등의 가치를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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