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ESG서 다시 SDGs로 ① [더 나은 세계, SDGs]

관련이슈 더 나은 세계, SDGs

입력 : 2023-10-04 10:00:00 수정 : 2023-11-15 21:15: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3 유엔(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 정상회의’ 개회식 전경

 

지난달 18~19일 양일간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2023 지속가능개발목표(SDG) 정상회의’(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UMMIT)가 개최됐다.

 

유엔 총회(GA) 의장이 소집한 이번 회담에선 개발 의제와 SDG 달성을 위해 정해진 목표 기한(2030년)의 중간 지점을 정하고,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여러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이 주요 의제가 되었다.

 

유엔은 앞서 2015년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경제적 번영과 사회문제 해결 촉진을 위해 글로벌 행동 계획인 ‘2030 개발 의제’와 17가지 SDGs를 발표했는데, 이를 점검하기 위해 해마다 7월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고위급 정치포럼(HLPF)을 개최한다. 또 4년마다 총회 또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주관의 ‘SDG 정상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에는 2015년 2030 의제 채택을 위해 첫번째 SDG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총회 주관으로 열리는 두번째 정상회의라는 상징성 덕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 및 정부 수반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총회는 4년 전인 2019년 9월24일부터 양일간 개최된 HLPF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10년간의 행동과 전달 준비’라는 정치적 선언문을 채택한 만큼 이번은 이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를 보이는 중요한 회담이었다.

 

유엔은 이번 회의에 여러 중요한 의미를 담았다.

 

먼저 국가 수반급이 모이는 정상회의였지만, 동시에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 부문(기업), 시민사회, 여성, 청소년, 기타 이해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게 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주요 의제인 기후, 탄소, 에너지, 금융, 보건, 식량 시스템 등을 모두 다루었다. 사실상 현재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모든 내용을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SG는 최근 큰 도전에 직면해있다. 그 예로 ESG를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시키고, 선구자 역할을 자처했던 미국의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더는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모범으로 삼고, 기준 삼아 따라갔던 유럽연합(EU)발 각종 환경·탄소 규제와 금융 투자 가이드라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및 식량 위기가 닥치자 크게 후퇴하거나 이행이 연기되는 모양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기준인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국제재무보고기준) S1과 IFRS S2의 각국 도입 시기도 점차 연기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물가상승 극복을 위해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내세워 녹색산업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와 기후대응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IRA는 사실상 미 중심의 산업 부흥을 위한 법안에 그쳤다는 게 일방적인 평가다. 그만큼 전 세계적인 기후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의 반발뿐 아니라,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책 ‘시계 제로’ 상황이 닥치면서 관련 움직임이 잦아들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가능성에서 현실화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자 금융과 기업의 그린 산업 투자에 대한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의 정책은 속도 조절 중이다.

 

ESG의 개념의 창시자를 정확히 지칭하기 어렵지만, 27년 전 창업가인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이 지속가능경영의 3대 축을 의미하는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TBL)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여 기업의 성과 평가 시 사회적·환경적·경제적 영향(impact)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시초로 본다. 엘킹턴은 1997년 발간한 저서 ‘포크를 든 야만인’(Cannibals with Forks: The Triple Bottom Line of 21st Century Business)에서 이 개념을 대중화하여 인간(people), 환경(planet), 이윤(profit)으로 제시했다. TBL은 두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첫째 기업이 주주보다 이해 관계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도입했다.

 

둘째 TBL은 새로운 회계 방식과 통합 보고, 중요성, 임팩트 측정 및 투자, 기타 유사 제도의 토대가 되었다.

 

TBL 개념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직면하게 되는 문제점은 재무상의 입력과 출력은 계산하기 쉽지만, 사회적·환경적 측면의 노력과 결과는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따라서 환경적·사회적 임팩트를 측정하기 위해 TBL 접근법에 기반한 새로운 프레임워크와 메트릭이 요구되었다. ISSB의 IFRS S1, IFRS S2와 같은 개념이다. 따라서 이러한 ESG는 기업과 투자, 금융이라는 주제에 맞춰져 발전해왔다.

 

이와 달리 SDGs는 약 50년 전부터 발전한 개념으로, 기업과 산업계뿐 아니라 정부와 국회, 시민, 기후, 환경, 경제, 사회적 문제, 각 주체 간의 파트너십까지 거의 모든 분야와 영역을 아우른다.

 

이번 SDG 정상회의에 오른 의제, 목표, 참여한 각국 정상의 연설과 채택된 선언문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기구,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옵서버 기구입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임지연 '러블리 미모'
  • 김민주 '청순미 폭발'
  • 김희애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