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정물은
창밖에 지금 내리는 진눈깨비 같아
신은
사랑하는 자에게 기어코 달려가
붉은 눈을 내리고
새들은
밤의 유리창에 부딪힐 때
나는 살아서 돌아오곤 했다
어제 울다 버린 사랑에게 입술을 그렸다
이제부터 길게 말해야 하는
우리의 슬픔이 그랬다
-시집 ‘소멸하는 밤’(현대문학) 수록
●정현우 시인 약력
△1986년 평택 출생.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동주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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