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어제 북한동향 언론설명회에서 “북한이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하마스와 무기거래, 전술교리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판단한다”고도 했다. 합참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 6000여발을 쏘며 기습공격을 감행하자 작전행태와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을 주시하며 분석한 결과다.
합참이 제시한 북한과 하마스의 연계 증거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최근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이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쓰는 명칭인 점도 양측의 무기거래 개연성을 높인다.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해오고 있는 정황도 지속적으로 식별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불량국가 러시아도 모자라 테러단체 하마스까지 지원하는 북한의 세계평화 파괴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북한과 하마스의 전술교리가 유사한 점은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될 일이다.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발사를 통한 아이언돔(이스라엘 로켓포 방어체계) 무력화 등의 양상은 우리가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지원 가능성도 있다”고 합참은 추정했다.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침투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은 2016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관으로 패러글라이딩 등을 활용해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공개한 바 있다.
문제는 하마스 공격에서 보듯 북한의 다양한 남한 기습 수법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다. 우리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선 그동안 북한의 무인기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조악한 수준’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경기도와 강원도, 심지어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훑고 돌아갔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은 하마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시간당 1만발을 퍼부을 수 있는 장사정포를 휴전선 인근에 배치해 놓고 있고 20만명 규모의 특수부대도 있다. 이런 정도면 방어가 벅찰 수 있다.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태세에 문제가 있다면 신속히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안보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다시는 눈 뜨고 당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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