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기침이 지속할 때 사용되는 비염치료제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이지향 교수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만성 기침 환자 49명을 2세대 항히스타민제 복용에 따른 증상 호전 효과를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2세대 항히스타민제 혹은 위약 복용 두집단으로 나눠 2주 동안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기침과 관련된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환자가 응답하는 레스터 기침 설문(LCQ)에서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2주 후 설문 점수가 평균 12.49점에서 15.94점으로 3.45점 높아졌으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12.77점에서 15.81점으로 3.04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기침 관련 삶의 질이 상승한 정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레스터 기침 설문 점수가 5점 이상 크게 상승한 환자 비율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36%, 위약 복용 집단은 32%였다.
증상의 정도를 환자 스스로 100mm 가로선에 표시하는 시각아날로그척도(VAS)를 활용해 기침, 목 이물감의 중증도를 측정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두 집단 모두 호전됐지만 호전 정도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의 경우 기침 중증도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가 평균 31점 낮아졌으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5점 낮아졌다. 목 이물감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평균 28점 낮아졌는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7점 낮아졌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항히스타민제 등 비염 치료제가 사용돼 왔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고 흔히 알려져 있기도 하고, 실제로 비염은 물론 기침까지 호전되는 경우가 경험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가진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없앤 약물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내약성이 우수해 특히 많이 처방됐다.
송우정 교수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흔히 처방되고 있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알레르기 비염의 표준 치료제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만성 기침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는 유럽호흡기학회 온라인 학술지인 ‘유럽호흡기저널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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