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아열대성 어류 59% 차지
울릉도 연안 일부에서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이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자 수온이 따뜻한 제주 해역에서 주로 서식하던 어류가 울릉도까지 올라온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의 어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관찰된 131종의 어류 중 열대성 어류(49종)와 아열대성 어류(27종)가 58.5%를 차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36.9%로 조사된 온대성 어류보다 1.5배 많은 것이다.
어류는 성장 단계에 따라 필수적인 온도 범위가 정해져 있다. 수온 변화가 종의 생태·분포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이 장기적으로는 각 해역에 서식하는 종수와 종 다양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울릉도 연안에선 파랑돔이 지난해 10마리 미만에서 올해 100마리 이상 관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랑돔은 16∼31도 수온에서 서식하는 어류로 제주 해역에서 주로 서식해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자 울릉도와 독도 해역까지 서식지가 넓어진 것이다.
자바리와 흰꼬리노랑자리돔, 큰점촉수 등 새로운 아열대성 어류가 울릉도 연안 해역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자바리는 일명 ‘다금바리’로 불리는 어류로 과거에는 제주 해역에서만 발견됐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성 어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001∼2010년 평균 15.9도에서 2011∼2020년 16.7도로 상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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