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하고 30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1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박 전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동일한 징역 10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그룹 경영전략실 전 실장·상무 등 전직 임원 3명에겐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금호건설 주식회사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총수 일가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범행했고,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세금 3조4200억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재판에서 거론되는 사항들은 모두 풍전등화의 위기 위에 놓인 그룹을 어떻게 재건할 수 있을지 임직원들과 고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엄청난 배임과 횡령을 했다는 검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1심의 판단이 너무나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4곳의 자금 3300억원을 인출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에 쓴 혐의와 이듬해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저가 매각한 혐의를 받는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이라는 저가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기고, 그 대가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8월 1심은 박 전 회장에게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25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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