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을 소개하며 저출산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20일 NYT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서트는 ‘한국은 소멸하는가’(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발표된 한국의 3분기 출산율 통계에 관해 이야기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이다. 이는 1년 전보다 0.1명 줄어든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혼인 건수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8% 이상 줄었다.
다우서트는 “이러한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왔던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4세기 유럽 지역에서 흑사병에 의한 정확한 사망 통계는 없으나, 학계에서는 이 전염병으로 인해 인구 10명 중 5~6명이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물론 세대 간 인구 감소와 전염병에 의한 전체 인구 감소를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나, 그만큼 한국의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다는 점을 단순화해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의 낮은 출산율이 가지고 올 국가적 위험에 대해 논하기도 했다. 그는 “노인 세대에 대한 불가피한 방치, 광대한 유령도시 및 폐허가 된 고층빌딩,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합계 출산율 1.8 명인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우서트는 한국 저출산 원인으로 입시 경쟁 문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 입시에 대해 “정상적 교육 위에 입시학원을 놓고 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고통을 유발해 가족생활을 지옥으로 만드는 잔인한 학벌 문화”라고 묘사했다.
그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하는 성별 간의 극심한 대립을 말했다. “보수적인 사회의 기대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그에 반발한 남성들의 반페미니즘이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게임 문화 등이 한국 젊은이들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한 것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다우서트는 아울러 “이는 미국과 대비된다기보단 미국도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한국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 현재 한국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 그 이상이며,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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