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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천사가 다녀갔다”…문신男이 때려부순 무인점포 묵묵히 정리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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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9 18:55:57 수정 : 2023-12-20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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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점포에서 한 남성이 키오스크를 넘어뜨리고 물건을 밖으로 던지는 등 난동을 피운 현장을 또 다른 남성이 발견해 정리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MBC 캡처

 

한 남성이 난동을 부리고 떠난 무인 가게를 또 다른 남성이 묵묵히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강원 원주경찰서와 피해 업주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3시 30분 원주시 단구동 김모(43)씨가 운영하는 무인점포를 남성 A씨가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20대로 추정되는 A씨는 과자 1봉지와 밀크셰이크 1봉지를 계산하려다가 키오스크 결제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본색을 드러냈다.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에 팔에 문신을 한 A씨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더니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상품이 걸려있는 매대와 키오스크를 발로 차고 손으로 물건을 집어 던졌으며, 떨어진 물건들을 발로 차서 매장 밖으로 밀어버렸다.

 

MBC 캡처

 

MBC 캡처

 

급기야 A씨는 두손으로 키오스크를 넘어뜨린 뒤 짓밟으며 난동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행패가 자랑스럽기라도 한 것처럼 폐쇄회로(CC)TV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기까지 했다.

 

이렇게 참혹한 범죄의 현장으로 남을 것 같았던 매장에 30분쯤 뒤 또 다른 남성이 방문했다. 남성 B씨는 난장판이 된 매장 앞을 보고는 깜짝 놀란듯 멈춰섰다가 버려진 상품을 피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 안 역시 같은 상황인 것을 확인한 남성은 다시 밖으로 나와 떨어져 있는 상품들을 주워 가게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곧이어 매장에서 주인의 전화번호를 확인하더니 연락을 취해 매장의 상황을 알렸다. 이후에도 남성은 매장 밖 떨어진 상품들을 모두 정리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업주 김씨는 “잠결에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외면하지 않고 번거로움도 무릅쓰고 이렇게 큰 도움을 줘 무척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MBC 캡처

 

이에 B씨는 “그 상황에서 누구라도 저처럼 행동했을 것 같다”며 “큰 상심 없이 번창하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B씨의 친절 덕분에 위로받을 수 있었다는 김씨는 “나쁜 것만 보이지만 결국에는 착한 사람들도 있고 해서 세상의 균형이 맞아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난동을 피운 A씨에 대해서는 “누군지 모르겠고 술에 취해서, 계산이 잘 안 돼서 그런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무인점포에서 난동을 부린 A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한 뒤 확인을 거쳐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CCTV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악마와 천사가 다녀갔다”, “똑같은 사람인데 한 명은 개만도 못한 인간이고 다른 한 명은 존경받아야 할 시민이다”, “음주 범죄는 가중 처벌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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