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리면서 보기 드문 하얀 세상이 연출됐다.
최근 맹위를 떨쳤던 한파도 주춤하면서 축제장과 스키장, 유명산은 겨울 낭만을 만끽하러 나온 행락객들로 북적거렸다.
동해안 일출 명소에는 새벽부터 많은 해맞이 관광객이 찾아와 새해 소망을 빌었다.
◇ 부산 24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백화점·아웃렛 북새통
이날 부산에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내렸다.
나무와 차량에 쌓인 눈을 본 시민들은 사진을 찍거나 손으로 그림을 그리며 24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를 만끽했다.
남편과 함께 눈을 구경하러 나온 박모(32)씨는 "최근 부산에 몇 번 눈이 오긴 했지만, 크리스마스이브 날 눈을 직접 보니 신기하다"며 "올해 연말을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눈이 내린 인천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도심 유원지와 유명 공원에 많은 시민이 몰렸다.
인천 월미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신나게 놀이기구를 탄 뒤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몸을 녹였고, 시민들은 송도 센트럴파크 등 시내 공원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산책을 했다.
남동구 구월동 일대 백화점과 송도 대형 아울렛 등 실내 시설에는 휴일을 맞아 쇼핑과 영화 관람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고, 주변 도로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고양시 복합쇼핑몰과 파주시 대형 아웃렛에도 겨울옷과 방한용품 등 쇼핑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차량이 몰렸다.
대구 시내 백화점과 쇼핑몰에도 오전부터 많은 시민이 몰려 성탄절 연휴 분위기를 즐겼다.
◇ "날씨 풀렸네"…축제장·유원지·스키장 나들이객 몰려
경북 봉화 분천산타마을에서 열린 '한겨울 산타마을 크리스마스 공연'에는 관광객과 주민 등 수백명이 모여 공연을 즐기며 아기 예수의 성탄을 축하했다.
성주군 참외문화센터 광장에서 열린 '성주 메리크리스마스 행사'와 울진군 왕피천광장에서 열린 '왕피천마켓 크리스마스 행사'에도 수백명이 찾았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분수광장 일원에서 열린 '겨울바다 사랑축제'를 찾은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다양한 공연과 불화로 알밤 구워 먹기 체험 등을 즐겼다.
산타 축제가 열린 전남 담양군 메타프로방스를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산타클로스와 눈사람 등의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휴일을 보냈다.
쌀쌀했던 날씨가 낮부터 풀리면서 경기 북부지역 주요 유원지에는 성탄절 연휴를 만끽하러 온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렁다리로 유명한 파주 감악산과 '양주의 진산' 불곡산 등 지역 명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이 몰려와 산행하며 겨울 정취를 만끽했다.
포천시 국립수목원 인근 '광릉수목원로'라 불리는 98번 국도에는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을 따라 차들이 줄줄이 서행하며 높이 솟은 거목들을 감상했다.
인천 강화도 마니산과 계양산 등지를 찾은 등산객들은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꺼운 등산복을 입은 채 산행을 즐겼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하얀 눈을 밟으며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렸고, 김해가야테마파크와 합천 씨파크를 찾은 가족과 연인들은 눈썰매를 타며 휴일을 즐겼다.
제주 한라산 1100고지 일대는 설경을 보거나 썰매를 타려는 관광객 등으로 붐볐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1천500여명이 찾아 겨울 산사의 정취를 만끽했다.
정선 하이원 스키장 등 강원 스키장에는 2만명에 가까운 스키어들이 찾아 은빛 슬로프를 질주했다.
또 경기 광주 곤지암 스키장과 이천 지산포레스트 스키장에도 형형색색 옷차림의 스키어와 보더들이 설원을 누볐다.
일출 명소인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해변에는 새벽부터 많은 행락객이 찾아와 수평선 구름을 뚫고 장엄하게 솟는 해를 보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