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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합천 호텔 250억 먹튀’… 감사원, 문준희 전 합천군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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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09 10:40:02 수정 : 2024-01-09 10: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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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4성급 호텔을 짓겠다며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뒤 잠적한 이른바 ‘합천 호텔 250억 먹튀 사기 사건’과 관련, 감사원이 당시 단체장이던 문준희 전 합천군수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최근 문 전 군수를 대구 지역에서 조사했다.

 

감사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군 행정사무 전반을 들여다보며 1차적으로 공무원들과 업자 간 유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합천영상테마파크 전경. 합천군 제공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합천군의회는 감사원에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달라며 공익감사를 신청했다.

 

경찰 수사와 투트랙으로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한 달가량 조사관 2명을 군에 파견, 감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는 등 강도 높은 공익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은 사업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행정 사무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중점 확인하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담당 부서 공무원들과 당시 부군수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당시 군 행정을 총괄한 단체장인 문 전 군수의 사건 연루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문 전 군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제가 최종 결재권자이다 보니 감사원에서 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왜 이 사업을 강행했는지, 혹여나 유착 관계는 없는 것인지 등 6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군수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은 지겠다면서도 결단코 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결재를 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종 책임은 저에게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때 제가 결재한 건만 1년에 1만여 건쯤 됐다. 그렇다 보니 세세하게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아무 것도 안 하면 다칠 일이 없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벌을 받되 호텔이 필요했던 지역을 위해 ‘적극 행정’을 한 결과여서 이 점을 최대한 참고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감사가 끝나면 사건 담당 전·현직 공무원들의 줄소환이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 결과를 넘겨받으면 감사 대상에 오른 공무원들을 불러 업자와의 유착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조만간 호텔 건립 사업 추진 상임위원회의 군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합천군청과 전직 공무원의 주거지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가 없었다면 이 사건이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

 

수사 대상자는 향후 더 늘어날 수도 있어 군청 내 모든 이목이 경찰 수사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군은 2021년 590억원 규모의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숙박시설 조성을 위해 민간사업자와 실시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행사 ‘모브(MOV)호텔앤리조트’ 실사주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로 마련한 250억원을 횡령한 뒤 잠적, 끝내 사업이 좌초되면서 지역 사회에 큰 논란을 야기했다.


합천=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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