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종 상품, 엘사 우유·백설공주 사과 인기
“억지스러운데 재밌다” 반응…31일 협업 ‘종료’
‘광기의 롯데마트 디즈니 콜라보’
‘디즈니 뽕뽑고 있는 롯데마트’
‘아무 데나 디즈니 캐릭터 넣는 중인 롯데마트’
23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런 제목의 글들이 급속도로 퍼졌다. 내용은 모두 같았다. 롯데마트가 미국 디즈니 창립 100주년을 맞아 협업(콜라보)을 진행 중인데, 야채, 정육, 수산물 등 신선식품에 디즈니 캐릭터를 넣은 것이 어울리지 않아 오히려 웃음을 준다는 것이었다.
첨부된 사진에서 곰돌이 푸가 그려진 깐마늘, 모아나가 바다를 누비는 모습이 그려진 석화, 밝게 웃고 있는 심바 그림이 붙은 냉이, 코끼리 덤보 스티커가 붙은 돼지고기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접한 일부 누리꾼은 ‘대체 심바가 냉이랑 무슨 상관이냐’, ’무가치한 협업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마늘과 푸, 모아나와 굴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억지스러운데 나름 재미있다’, ‘이 정도면 마케팅에 성공한 것 같다’ 등 호감을 나타내는 반응도 다수였다.
이날 오후 서울역 롯데마트를 찾았다. 실제 신선식품 다수에서 디즈니 캐릭터를 찾을 수 있었다. 푸 깐마늘과 모아나 석화, 덤보 돼지고기 등이 있었고 미키마우스 딸기, 우디 흰다리새우, 심바 한우, 미니마우스 호주산 소고기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SNS에 떠도는 심바 냉이, 미키마우스 감자, 엘사 우유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롯데마트 측은 “디즈니 캐릭터와 협업 계약이 이달 말까지여서 계약 물량이 끝난 상품의 경우 추가 발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재고 상황은 지점별로 다르며 재고 상품은 4월 말까지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롯데슈퍼와 디즈니 코리아의 협업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시작됐다. 최근 식품업계에 부는 캐릭터 바람을 외면할 수 없어서였다. ‘신선식품이 주력인 롯데마트와 캐릭터 협업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오히려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롯데마트는 반신반의하며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디즈니 캐릭터 패키지가 적용된 상품 매출은 출시 후 약 50여일간(11월30일∼1월22일)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특히 날씬한 엘사가 그려진 ‘엘사 1등급 저지방우유’와 백설공주가 선별한 ‘백설공주 상생 사과’ 상품은 여아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빠르게 소진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농수산물 중심이다 보니 귀여운 디즈니 캐릭터들과 완벽한 조화가 어려웠으나, 캐릭터 특성과 상품이 최대한 어울리도록 기획했다”면서 “육식동물인 사자 심바가 냉이에 쓰이는 역설적인 상품도 탄생했지만, 오히려 이색적인 매칭에 소비자들이 큰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디즈니 캐릭터 협업은 이달 말 종료되지만, 장난감 전문매장인 토이저러스(잠실점, 은평점, 수원점, 청량리점)와 협업은 2월까지 이어진다. 샵인샵 형태의 ‘디즈니 마켓’에서 디즈니 캐릭터 상품 약 700여종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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