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의 일부 미세먼지 농도가 300㎍/㎥을 넘으면서 매캐한 공기로 외출은 물론 창문 열기가 두렵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외출 자제를 기본 가이드라인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실내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외출보다 더 심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적절한 실내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실외 대비 실내공기 오염이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기오염으로 인해 사망자 수를 발표했는데, 실외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연간 약 370만명인데 비해 실내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30만명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한 바 있다. 실내 오염물질은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공기오염의 주요 원인물질로는 주방에서의 굽는 요리 후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가장 주된 오염원인이다. 또 건축자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같은 유해물질 및 곰팡이 등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요즘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일반 사람들이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밀폐된 공간에서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비롯해 전기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심각한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와 실내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매우 강하여 사람이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포름알데히드의 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0.1ppm 이하의 경우에는 눈, 코, 목에 자극이 오고, 0.25~0.5ppm의 경우에는 호흡기 장애와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한 천식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김재열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 질환이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고,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집이 오래되었거나 결로현상으로 습기가 잘 차는 편이라면 집안 어디든 생길 수 있는 곰팡이에 유의해야 한다. 실내 습도가 60% 이상인 주택에서는 그 이하인 주택보다 곰팡이가 2.7배 높다. 공기 중 곰팡이는 천식을 유발할 수 있고, 곰팡이에 민감한 사람은 코 막힘, 눈 가려움증, 호흡곤란, 피부자극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먼지 심한 날 실내 공기 관리는…
가정 내 쾌적한 공기질을 유지하려면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 대기의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경, 하루 3회 정도 맞바람이 치도록 5~20cm 폭으로 창문을 열고 자연 환기를 해준 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도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 작동 시간이 길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특히 요리를 할 때 환풍기나 팬 후드를 반드시 작동시키고 조리 후에 공기 중에 부유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미세먼지는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에어컨, 가습기 및 전기․전자제품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실내 습도를 40~60% 이하로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미 주거환경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시중에 곰팡이 제거 등의 목적으로 출시된 제품을 사용해서 곰팡이를 제거하고 수시로 환기와 청소로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환풍기, 숯이나 고무나무 등과 같은 공기정화식물을 이용한 공기정화와 젖은 걸레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실내먼지를 자주 닦아주는 것도 실내 공기 개선에 좋은 방법이다.
김재열 교수는 “폐질환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실내 원인물질에는 부유하는 곰팡이 포자 외에도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바퀴벌레 등이며, 난방이나 음식을 만들 때 발생하는 가스 등도 문제가 되므로, 주기적인 집안 청소와 적절한 환기를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침구관리 등 실내 주거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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