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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 주주제안 줄고… 자사주 소각 기업은 늘어

입력 : 2024-04-08 20:14:19 수정 : 2024-04-08 20: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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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SG연구소 분석 보고서

주주제안 2023년 72건→2024년 52건
배당 관련 안건 가장 많이 감소
행동주의펀드 전략 다양해지고
밸류업 정책에 기업 동참 영향
자사주 소각기업 2023년의 2.3배

“소집 통지 늦고 떼주총 되풀이
운영 전반 주주권 존중 필요” 강조

연기금 밸류업 지주사 투자 늘려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기간 중 이사회 외에 소수 주주가 안건으로 제시하는 ‘주주제안’ 건수가 지난해 대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최근 1년간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증가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현상) 해소를 목적으로 기업가치 강화를 위한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는 만큼 기업들이 이에 호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들과의 정면 대결보다 자사주 소각과 같은 온건책을 사용한 결과로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기금 중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밸류업 지원 정책과 보조를 맞춰 지주사들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한국ESG연구소(KRESG)가 정기 주총 시즌 분석 대상 기업 689개사가 상정한 안건 4528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자문 수행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주주제안 안건은 총 72건이었지만, 올해에는 52건으로 줄었다. 전체 주총 의안에서 주주제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6%에서 올해 1.1%로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배당을 둘러싼 주주제안이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해 14건에서 올해는 5건에 그쳤다. 이밖에 정관 변경이 같은 기간 17건에서 12건으로, 이사와 감사 등 임원 선임이 33건에서 25건으로 각각 줄었다.

◆배당 관련 주주제안 가장 많이 줄어

올해 들어 주주제안 건수가 줄어든 데에는 먼저 지난해 주총 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제안이 잇따라 부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전략을 다양화했다는 얘기다. 또 정부가 밸류업 지원정책을 내세우면서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요청함에 따라 기업들이 속속 동참한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배당과 관련한 주주제안이 가장 많이 줄어들고, 자사주 소각이 늘어난 데서 이러한 흐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KRESG가 작년부터 올해 3월 정기 주총 이전까지 자사주 소각을 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모두 66개사(전체 기업 중 9.8%)로 집계돼 전년(27개사·4.1%) 대비 5.7%포인트 늘었다. 분기 및 중간배당을 한 기업도 지난해 53개사(8.0%)에서 올해 92개사(13.6%)로 증가했다.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배당절차 개선을 주문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KRESG는 “자사주 소각 기업 증가는 금융당국에서 정책과제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 취지와 부합하는 시장의 변화라고 판단되며 분기 및 중간배당 기업이 늘어난 것도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배당절차 개선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차 기업들이 거버넌스 관련 배당정책이나 보수정책 등을 수립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며 “다만 주총 운영 전반에 걸쳐서 주주권 존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상 대부분의 기업은 주총 소집 통지를 개최 14일 전에 하고, 그 시기도 2∼3월 등 특정 기간에 집중돼 소액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KRESG의 지적이다.

◆국민연금, ㈜두산·GS 지분 사들여

밸류업 지원방안은 국내 연기금 행보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민연금은 지난 2일 119개 종목을 대상으로 조정공시를 냈는데, 이 중 42개 종목에서 보유 비중을 늘렸다. 특히 지주사와 같이 밸류업 지원정책에 따라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장법인들에 투자를 늘린 부분이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두산그룹의 지주사 ㈜두산의 지분율은 6.19%에서 8.3%로, GS그룹 지주사인 GS의 지분율을 6.34%에서 7.4%로 각각 늘렸다. 또 2026년까지 매년 현금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취득 및 소각과 같은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아세아제지의 지분을 사들여 4.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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