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이제 조직 성격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가 왔습니다. 다시 말해 대학의 패러다임이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로컬대학의 성공과 지향점은 바로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1일 박민원 국립창원대학교 총장이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원대가 최근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으로 선정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 두 달을 맞은 박 총장의 일과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공학도 출신답게 무엇이든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일일이 수첩 등에 기록한다.
그래서 박 총장의 집무실은 여느 총장 집무실과는 사뭇 다르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빼곡하게 글자가 적혀 있는 화이트보드이다. 수십개의 화이트보드가 벽면을 대신해 도배가 돼 있다.
그런 그가 총장 취임 후 가장 강조하고, 야심차게 추진하는 것이 ‘글로컬대학’ 사업이다.
그는 종전의 대학만의 틀에서 벗어나 지자체와의 상생 협력을 기반으로 이른바 ‘경남 고등교육 대통합 벨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남도립대학인 거창대, 남해대와의 대학 간 통합에 이어 창원에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과의 연합도 추진 중이다.
최근 창원대가 거창대, 남해대와 ‘대학통합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 총장은 또 창원국가산단 조성 50주년을 맞아 K-방산‧원전‧스마트 제조 연구중심대학인 ‘경남 창원특성화과학원’으로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박 총장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에 경남도와 창원시도 굉장히 적극적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역대학이 지역 산업 발전과 연계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글로컬대학 최종 지정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남표 창원특례시장도 “창원대가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사회에 인재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글로컬대학 최종 지정까지 행정력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박 총장은 “경남 고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위해 과감한 혁신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학통합 및 지역혁신기관과의 연합을 통해 지역 상생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상생 방안의 하나로 그는 시민들과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일례로 창원대가 400억원 규모의 경남 최대 복합 문화타운시설 유치에 성공했다.
박 총장은 “우리 대학이 고등과학원으로 가더라도 인문사회 분야가 소외되지 않고 지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위기를 숨기지 말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총장은 “변화하는 척만 하고 진짜 변하지 않는다면 지역 대학은 앞날을 보장할 수가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지역 사회가 원하는 대학으로의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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